[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제조업 경기에 청신호가 켜졌다.
HSBC가 집계하는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50.1을 기록하며 직전월의 47.7과 사전 전망치 48.3을 모두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제조업 지표는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선도 웃돌게 됐다.
특히, 신규주문지수는 50.5로 직전월의 46.6에서 크게 개선되며 전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또 생산지수는 직전월의 48에서 50.6으로 올라서며 3개월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고용지수는 직전월에 비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50선을 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2분기 연속 침체를 기록한 이후 다시 강한 회복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HSBC 제조업 PMI 추이>
(자료=HSBC·뉴스토마토)
◇中 제조업 경기 '방긋'..정책 미세조정 효과에 내수 확대
중국 제조업 경기 개선은 중국 정부가 미세 정책 조정을 통한 미니 경기 부양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경기 둔화 우려에 대응한 덕분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달에 인프라 및 철도 투자 확대와 중소기업 세금 감면 정책뿐 아니라 복잡한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수출 기업 지원책도 발표했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부터 전반적인 중국 경제지표는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중국 산업생산 지표는 올 들어 최대 수준인 9.7% 증가를 나타낸 바 있다.
장쯔웨이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결과는 내수 확대에 따른 것"이라며 "중국의 강한 경기 회복세는 다른 지표들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 제조업 경기가 신규사업 및 생산 증가세와 함께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며 "이는 계속되는 해외 수요 악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정책 미세조정 효과와 수요 확대에 대비한 기업들의 재고 확충 등이 반영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中 단기 성장 전망 '긍정적'..장기적으로는 글쎄?
중국 지표가 잇따른 호조를 나타냄에 따라 중국 경기가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취홍빈 애널리스트는 "향후 정책 효과가 더 확대되면서 중국 경기의 업사이드 서프라이즈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코노미스트 5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중국 경제가 올해 목표치인 7.5% 성장을 달성한 뒤 내년에도 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쯔웨이 노무라증권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단기적으로 안정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하반기에 경기 하강 리스크는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이 중국 연간 성장률 전망을 상향할 것이라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팅루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몇 달간 HSBC뿐 아니라 중국 국가통계국의 PMI도 추가적인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이에 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은 비관했던 3분기 전망을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3분기와 4분기 GDP 성장률이 각각 7.6%와 7.5%를 달성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분석 역시 제기됐다.
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경제 상황이 2분기보다 나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해졌지만 성장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의 구조적인 문제는 성장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조정 카드 지속 전망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7%를 웃돈다면 당분간 신중한 통화정책 아래 필요한 경우 미세조정을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판지안핑 중국국가정보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9%를 유지할 것이고, 이는 합리적인 범위"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 성장세가 적절한 수준에 머무는 한 심각한 인플레이션 부담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리웨이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정부의 매크로 경제 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성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증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팅루도 "리커창 중국 총리는 미니 재정부양과 같은 친성장정책을 지속하고, 하반기 실제 성장세를 확인할 때까지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7월과 8월 경제지표가 긍정적 결과를 보임에 따라 대규모 추가 부양 역시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아직 중국의 강한 경제 회복세를 점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정부가 추가 부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선젠광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아직 완전히 안정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며 "중앙은행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