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는 남성과 여성 임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이 올해 기준으로 1700만원 가까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남성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액이 여성직원들보다 1660만원 더 높다.
6월30일 기준 삼성전자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성 직원은 정규직과 계약직을 합쳐 6만8306명, 여성 직원은 2만5016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남성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액은 4420만원으로 여성 직원들이 받고 있는 평균 급여 2760만원보다 1660만원이 더 많았다.
남녀 임직원의 1인 평균 급여액 격차는 지난 2011년 41.47%까지 벌어졌다. 당시 남성직원들은 평균 3810만원을, 여성직원들은 2230만원을 받았다. 이어 2012년 평균 연봉차는 35.64%로 줄었다가 올해 37.55%로 소폭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 남녀 임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액 비교(자료=삼성전자)
이처럼 직원들간의 연봉이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는 까닭은 우선 여성 직원들의 경우 고졸 출신의 생산직 직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52%는 제조 직무에 종사하고 있다. 영업과 개발직무에서 근무하는 여성인력은 각각 전체 여성직원 중 30%와 16%에 불과했다.
또 일반 직원들과 급여차이가 큰 임원들이 집계에 포함됐고, 이들 중 98% 가까이가 남성이라는 점이 남성직원들의 평균 임금을 상향 평준화했다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여성의 경우 임원 비중은 지난 2011년 1.5%, 2012년 2.4%에 그쳤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에서 한 남성직원이 회사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2011년부터 지난 14일 발표된 올해 반기보고서까지 3개년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임직원의 남녀 성비의 경우 여성 임직원의 비중이 매년 소폭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남성직원은 전체의 68.9%, 여성은 31.1%를 차지했다. 이어 2012년 여성 임직원의 비중은 27.2%로, 올해는 26.8%로 소폭 감소 추세를 보였다.
비정규직의 비중은 매년 2%를 유지했다. 지난 2011년 삼성전자의 전체 직원 10만453명 중 비정규직 직원은 모두 1559명으로 전체의 2%에 해당했다. 2012년에는 전체 직원 8만8307명 중 1633명이 비정규직으로 2%의 비율을 유지했고, 올해 역시 전체 9만3322명 중 비정규직은 1800명으로 2% 비율을 이어갔다.
비정규직 직원 비율이 규정으로 정해져있냐는 질문에 삼성전자는 "내부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삼성전자의 지난 3년간 정규직-비정규직 비율(표1)과 남녀 성비(표2).(자료출처=삼성전자)
한편 직원들의 근속연수는 남녀가 모두 꾸준히 늘고 있으며, 여성의 증가폭이 남성직원들보다 더 컸다.
남성 직원의 경우 지난 2011년 9.1년에서 지난해 9.7년, 올해는 9.9년을 기록하며 매년 근속연수가 조금씩 늘고 있다. 반면 여성 직원의 경우 2011년 5.7년에 불과했던 근속연수가 지난해 6.8년, 올해에는 7.2년으로 남성을 빠르게 뒤쫓았다.
이는 여성 인력을 확보하고 육성하고자 하는 삼성전자의 다양한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여성 임직원들이 육아부담을 덜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전국 사업장에 모두 10개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수원사업장에 기존 어린이집을 증축해 보육정원 600명 규모의 어린이집을 개원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09년 도입한 '자율출근제'나 2011년부터 시작한 '스마트 워크 센터' 역시 워킹맘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자율출근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로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하루 8시간을 근무하는 제도다.
삼성은 오는 2020년까지 여성 임원의 비율을 1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다양한 여성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