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신흥국 유동성 우려감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머징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을지 증권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신흥국 금융 위기론이 한국증시에 파고를 불러일으킬 확률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신흥국 위기 촉발의 원인 중 하나인 미국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감이 완화 가능성이 높고, 신흥국의 경제위기가 증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7일 코스피는 전날대비 2.02포인트 떨어진 1885.8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매도공세에 밀려 결국 19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하락마감했다.
신흥국 금융위기론이 촉발된 지난 21일 코스피는 약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1900선이 붕괴됐고 다음날에는 바로 1850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이날 인도 루피화 환율은 사상 최저치까지 급락했다. 뭄바이지수는 1.6% 급락했고 인도네시아 IDX종합지수 역시 이틀간 8.6%나 떨어졌다.
현재 신흥국 시장은 외국인 자금이 과도하게 들어온 상황에서 물가 상승, 금리 상승, 통화가치 하락 등 펀더멘털 우려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인도의 경우 경제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외환위기 상황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그간 거듭된 양적완화 정책 등으로 풍부했던 유동성이 회수국면에 접어들면서 신흥국 자금유출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악재가 우리 증시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힘을 못쓰고 있는 신흥국들 사이에서 매력도를 높여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 모멘텀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지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금융위기 불안감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까지 그 영향이 지속적으로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며 "우리 나라의 GDP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등 경제지표들을 감안했을 때 타 신흥국 대비 투자흐름이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우리 증시는 중국경제지표 악화와 아베노믹스로 장점이 가려졌던 6월과는 달리 현재 경상수지 흑자와 제조업 기반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안정성과 성장성 모두 매력을 갖추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 잡음은 오히려 한국 증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국가 부도와 같은 최악의 상황만 아니라면 실질적으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향후 9월 이벤트들을 주시하고 변동성 확대 국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주시하고 이번 신흥국 위기의 한 축이 된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일정까지 변동성 국면이 지속되기는 하겠지만 신흥국간 차별화를 통해 그간의 저평가를 해소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정책불확실성이 완화된 이후에는 어떤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며 "7월 이후 꾸준하게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반도체·자동차·소비재와 더불어 최근 매수비중 확대로 반전하고 있는 하드웨어·디스플레이 업종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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