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국제유가, 2년來 최고..세계 경제 위험요인 되나

입력 : 2013-08-29 오후 4:32:37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시리아를 둘러싼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국제 유가가 2년만에 최고치에 올랐다.
 
미국을 중심으로한 서방 국가들이 군사 개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시장의 관심은 유가의 상한선이 어디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을 경우 미약하게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에서다.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WTI, 배럴당 110달러 돌파
 
◇최근 1년간 국제유가 추이(자료=investing.com)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00% 오른 배럴 당 110.10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WTI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1년 5월3일 이후 처음이다.
 
WTI는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소식이 전해진 지난 22일부터 지금까지 7% 가량 올랐다. 지난 4월의 저점과 비교해서는 26%나 높은 수준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시리아 군사 제재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틀 연속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시리아가 "서방 국가의 공격이 있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응전의 뜻을 밝힌 점 역시 중동 리스크를 부추긴 요인이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일보다 1.97% 상승한 배럴 당 116.61달러로 거래됐다. 이 역시 지난 2월19일 이후 최고치다.
 
아담 와이즈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징디렉터는 "시장은 중동에 대한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했다"며 "시리아와 이란을 중심으로 이 지역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된다면 유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동전쟁 확산시 배럴당 150달러 간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중동 국가들이 전세계 원유공급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동 리스크는 유가에 직접적인 위협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2년 전 무아마드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를 체포하기 위한 군사 작전 당시에는 유가가 배럴당 115달러까지 올랐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110달러가 고점이었다.
 
스테판 쇼크 쇼크그룹 대표는 "시장은 현재 스스로 뉴스를 만들어 움직이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이 랠리가 언제 끝이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진 맥길리안 트레디션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리비아의 원유 공급 차질에 이어 시리아 사태까지 악화된다면 WTI는 11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리아 문제가 중동 전체로 비화될 경우 유가가 최대 150달러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마이클 위트너 소시에떼제네랄 원유시장 리서치 담당자는 "시리아 사태가 중동 다른 지역으로 번지면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겨 브렌트유 가격이 15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현재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에 움직이는 만큼 공습이 현실화되면 유가가 정상 범위를 되찾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유가의 상승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도미닉 크리첼라 에너지매니지먼트인스티튜즈 파운딩파트너는 "지난 10년 동안 유가는 전망이 사실이 되는 순간 크게 떨어졌다"며 "시리아에 대한 공습 개시 이후 유가가 추가로 오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유가 급등, 경기 회복에 먹구름..영향은 제한적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유가 상승이 글로벌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세가 아직 강하지 않은 만큼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성장의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스 라무룩스 라무룩스앤드컴퍼니 대표는 "유가 상승은 2014년의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이 영향은 내년 4분기를 전후로 누그러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유가 급등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경제에대한 파급력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리치 일치스진 일트레이더 수석투자전략가는 "오바마 행정부는 경제가 뒷걸음질 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유가 상승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동 내 미국의 우방으로 분류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증산을 유도하고 미국 내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흥국 경제가 미국 등 선진국보다 유가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은 신흥국 통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이끌 수 있고, 경상수지 적자로 허덕이고 있는 신흥국 경제에 수입물가 상승이라는 난제를 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앤드류 윌킨슨 밀러타박앤드컴퍼니 수석투자전략가는 "시리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록 신흥국 시장은 더 가혹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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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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