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세계경제 디플레이션 위험 가중"

"韓경제 저성장·고실업 악순환 가능성 있다"
"금융안정 없이 물가안정 곤란하다"

입력 : 2009-01-30 오전 7:30:00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 세계경제 위기는 금융불안으로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디플레이션 위험을 가중시키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30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최근 금융경제 상황과 중앙은행의 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런 양상은 오일쇼크 때와도 다르며, 금융불안과 이에 따른 신용경색 심화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디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은 1930년대 대공황이 유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세계경제 위기에 각국이 정책금리를 내리고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신용경색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기업과 금융기관 실적 악화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또 요동칠 가능성이 잠재해 있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 경제도 내수 부진에 이어 수출마저 지난해 11월부터 20% 가까운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GDP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올해도 저성장과 고실업으로 경기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에선 여전히 신용위험 우려가 크고, 은행은 대출을 기피하고 있다.
 
또 외화수급사정도 큰 고비는 넘겼지만 글로벌 디레버리지의 영향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차입금 상환 압력이 지속되고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 부실화 가능성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불안요인은 상존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와 함께 주요국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채발행 증가도 해외자금 유입을 제약해 외환시장에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이처럼 디플레이션 위험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이라면서도 '금융안정' 없는 물가안정은 힘들다며 이 두가지가 중앙은행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물가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중장기적으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통화정책은 금융시장이 불안할 경우 가격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해 유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핵심 과제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중앙은행은 지금처럼 금융이 불안해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는 유동성을 평소보다 확대공급하고, 신용경색이 나타나는 부문에 대해 선별적으로 자금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최종대부자의 기능을 수행해야한다"고 금융위기시 중앙은행의 역할을 제시했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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