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세계경제포럼(WEF)의 올해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 보다 6단계 하락한 25위를 기록했다. 지난 2004년 29위를 기록한 이래 9년 만에 최저 순위다.
평가 순위는 제도적인 요인과 금융시장 성숙도 등 12개 부문 가운데 11개 부문의 순위가 낮아지면서 전체 순위를 끌어내렸다.
4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13년 WEF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48개국 중 25위를 기록, 지난해 보다 6단계 하락했다.
WEF의 경쟁력 순위는 국제경영개발원(IMD) 순위와 함께 세계 양대 국가 경쟁력 평가 지표로 꼽힌다. 올해 IMD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22위를 기록했다.
WEF의 우리나라 순위는 2004년 29위로 하락한 이후 2007년 11위까지 상승했으나, ▲2008년 13위 ▲2009년 19위 ▲2010년 22위 ▲2011년 24위로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19위로 5년 만에 반등했지만 올해 다시 6단계 추락했다.
우리나라는 3대 분야의 12개 부문 가운데 '거시경제 환경(10→9위)'을 제외하고는 11개 부문에서 순위가 떨어졌다. 특히 금융시장 성숙도(71위→81위)와 제도적 요인(62위→74위)이 10단계 이상 떨어지고, 노동시장 효율성(73위→78위) 등이 하락했다.
세부 평가별로 보면, 제도적 요인 부문에서는 테러위험의 기업비용(74→106위)과 기업 경영윤리(56→79위) 등의 항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효율성 증진 부문에서는 노동시장 효율성과 금융시장 성숙도 부문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노동시장 효율성 부문은 지속적으로 순위가 낮은 부문으로 노사 협력(132위), 해고비용(120위), 고용 및 해고 관행(108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97위) 등이 약점 요인으로 꼽혔다. 과거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던 보수 및 생산성(9→21위)도 순위가 떨어졌다.
노동시장 효율성과 함께 지속적으로 취약한 부문인 금융시장 성숙도 부문도 대출의 용이성(118위), 벤처자본의 이용가능성(115위), 은행건전성(113위) 등이 100위권 밖의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기업혁신 및 성숙도 분야에서는 기업활동 성숙도가 24위로 지난해보다 2단계 떨어졌고, 기업혁신은 17위로 작년보다 1단계 낮아졌다.
기재부는 올해 WEF 평가결과에 대해 설문조사 항목이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설문조사 시기가 4월 초에서 5월 중순으로 북한 3차 핵실험과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철수 등 북한 리스크와 함께 8분기 연속 0%대 저성장 기조 등으로 인해 설문에 응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재부는 최근 주요 국제평가기관들의 국가경쟁력 평가가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인다며 올해 처음으로 '제1차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를 열어 국가경쟁력 운영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를 주최한 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국가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 취약 부분에 대한 개선과 강점 요인에 대한 지속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 차관은 "5대 취약분야 및 보완을 요하는 2대 분야를 국가경쟁력 중점관리분야로 선정하고, 7대 중점관리분야별로 소관부처가 출연연·민간전문가 등과 기존 정책 및 향후 정책방향 등을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WEF 국가경쟁력 1위는 스위스가 5년 연속 차지했다. 이어 싱가폴과 핀란드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각 2,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