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복장' 김한길, '민주 vs 반민주' 구도 부각 총력

"정상적인 방법으로 새누리당 인식 변화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 듯"

입력 : 2013-09-09 오후 2:26:47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복장이 달라졌다. 평소 늘 정장을 입던 것과 달리 줄무늬 체크셔츠를 입고 9일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에 나타난 것이다. 김 대표의 복장에 대해 민주당 한 의원은 우스갯소리로 "노숙자 복장"이라고 칭했다.
 
김 대표의 이날 최고위원회의 발언은 전날 국립 4.19 민주묘역에서의 발언에 이어 매우 결연했다. "우리가 지금 무엇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 것인지, 우리가 맞서고 있는 세력과 우리 근본이 어떻게 다른지 되새기고 다시 우리 각오와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뿌리 깊은 반민주세력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날 '새누리당의 뿌리는 독재정권·군사쿠데타 세력'이라는 발언에 이어 "뿌리"를 언급해 새누리당의 비판한 것이다.
 
(사진=민주당)
 
전날 김 대표의 4.19 묘역 방문의 의미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1960년 4.19 민주혁명이 다음 해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한 5.16 군사정변에 의해 유린된 것 알림으로써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9일 오전에 열린 여야 싱크탱크 공동토론회 참석을 취소했다. 보다 강경한 대여 투쟁의지를 내보이겠다는 각오로 해석된다. 그 대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학술회의에는 참석했다. 독재정권과 맞서 싸웠던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학술회의 축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공작과 인권유린의 대명사였던 정보기관을 국가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진정으로 국익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탈바꿈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와 대비시켜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6개월만에 국정원은 사라지고 유신시대 중앙정보부가 부활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유신에 맞선 민주주의 운동은 엄혹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독립운동을 하듯이 목숨을 걸고 싸워야했다. 민주당을 이끌었던 김 전 대통령은 세 번의 사선을 넘었다. 71달의 투옥과 14년간의 가택연금을 당하기도 했다"고 김 전 대통령의 삶을 높이 평가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천막당사에서 기자들에게 김 대표의 이런 행보를 "정치 외형상 제1야당 대표가 갖춰야 할 형식적인 외모와 정치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동시에 일상적인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국정원 에 대한 개혁 의지를 다잡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당 대표가 의례적으로 다니던 일정에 메이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시청 앞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관영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의 최근 발언들이 마치 민주당이 종북에 상당히 관련 있다는 식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더 강한 의지로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겠고, 정상적인 과거의 방법으로 새누리당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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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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