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처리를 놓고 민주당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자 새누리당의 공세는 더 강해졌다.
국정원 개혁 대치에서도 이석기 사태를 이용해 민주당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10일 KBS1 라디오에 출연한 최경환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체포동의안 처리에 찬성하지 않은 국회의원 31명을 종북, 간첩으로 몰아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민주당에서 나오고 있는 얘기”라며 맞받아쳤다.
오히려 최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로 정치적인 고려를 한다던가 정치적인 공방을 벌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이걸 계기로 용공, 매카시즘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을 두고 한 말이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기회에 종북좌파 세력이 민주당에 있다면 솎아내야 한다”며 민주당 내부에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지 않은 종북 의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종북 꼬리를 잘라내야만 새누리당의 종북 전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 이석기에 대한 한치의 미적거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석기 의원을 제명하자는 새누리당 주장에 동조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대선개입을 물타기 하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포기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부각시켰다가 국민 과반수 이상에게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종북 논란은 새누리당에게 색깔론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부담스러운 전략이 된 것이다.
하지만 조경태 최고위원 덕분에 새누리당은 부담을 크게 덜었다.
이날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홍문종 사무총장은 “일부 민주당에서 ‘국정원의 죄가 이석기 죄보다 크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며 “국민들은 ‘민주당의 죄가 이석기의 죄보다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태를 별개로 규정하고 국정원 개혁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홍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이석기 의원 제명, 통진당 해체를 ‘신 매카시즘’으로 몰아가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이참에 진보의 탈을 쓴 종북세력을 뿌리 뽑지 못한다면 진보정치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새누리당에서는 민주당의 국정원 개혁이 종북 세력을 지원하려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민주당이 국정원 개혁에 관한 특위를 구성해서 첫 번째로 대공수사권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며 “대공수사권 폐지는 제2, 제3의 RO와 제2, 제3의 이석기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생각하고 있는 국정원 개혁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를 흔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 의원은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의 반대•무효•기권 31표의 의미가 궁금하다”며 “지금 민주당의 행태가 이 31명에 의해 주도되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해 심히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민주당을 주도하고 있는 강경세력, 소위 말하면 친노 강경세력들의 색채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더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친노 의원들이 종북 세력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