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경제민주화냐, 경제활성화냐.
당초 박근혜정부가 주력공약으로 내세웠던 경제민주화 정책을 스스로 뒤집고 재차 물리는 발언을 반복하면서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각종 강연에 심심찮게 모습을 드러내는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를 양쪽 다 강조하는 절묘한 줄타기를 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전언이다.
논란은 국정감사장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경제민주화 추진 의지를 공정위 간부에게 확인할 공산이 크다.
또 각종 자료를 근거로 경제민주화 후퇴 징후에 대한 추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민주화냐, 경제활성화냐..여야 추궁 이어질듯
한편으로 경제민주화가 '재벌 개혁'에서 '갑을 시정'으로 옮겨가며 관련조치와 대책을 공정위에 캐묻는 여야 의원들의 공세도 예상된다.
민주당에선 상반기 '을지로위원회(乙을 지키는 길)'를 발족해 관련이슈를 선점한 상태이고, 새누리당에서도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서 올초부터 '사회적약자'를 주제로 공부를 해놓은 터다.
각 모임에 소속된 의원 전부가 국회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에 적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갑을 문제'는 휘발성이 강하고 여론의 주목도가 높은 만큼 관련자료가 봇물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정무위 의원실 관계자는 "갑을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이슈"라며 "가맹사업과 관련한 불공정사례를 계속해서 찾고 있다"고 밝혔다.
◇과징금, 로펌행, 4대강..공정위 단골이슈도 주목
공정위 안팎에서 단골로 제기돼온 이슈 역시 이번에도 쟁점으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특히 새정부 출범 이후 태도를 바꾼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얽힌 비리를 한꺼번에 들춰내며 공정위도 '공범'으로 지목한 만큼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재차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대형 건설업체의 담합여부를 공정위가 별다른 이유 없이 조사를 미루고 담합 처리 과정에서 과징금을 대폭 깎아줬다는 내용 등이다.
공정위의 청렴도를 지적하는 질의도 예상된다.
특히 퇴직한 고위간부가 대형로펌으로 옮겨가는 문제가 각종 자료와 수치를 근거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과징금의 실효를 문제삼는 목소리도 전망된다.
핵심은 공정위가 불공정행위로 적발해낸 업체에 각종 이유를 달아 벌금을 크게 낮춰주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리니언시 제도(자진신고자 감면제도)'를 재검토 하자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
다만 폭로가 주를 이루는 국감 특성상 정책이슈는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공정위 안팎으로 불공정거래 시정, 기업 지배구조 개선, 소비자 보호 등 법률을 놓고 찬반을 따지는 정책이슈가 즐비하지만 이는 국감 전후 정무위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