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조선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올초에도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계속되는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1일 조선업계에 다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한달간 선박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삼성중공업만이 유럽 선사로부터 천연가스 생산선박인 LNG-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 설비) 1척을 9000억원에 수주했을 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사업규모를 갖춰 `빅3'로 불리는 이 업체들이 2007년 1월에 수주한 선박은 14척에 31억달러 규모이었던 점에 비춰 보면 1년 새 수주량이 바닥까지 내려간 셈이다.
대형 조선사들은 이미 2∼3년치 일감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올해에도 매출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업체들도 전 세계적으로 발주량이 대폭 줄어든 채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90까지 치솟았던 선박 가격지표인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도 지난달 말 현재 167까지 떨어질 정도로 조선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빅3' 조선사들은 어두운 시장 전망 속에 잇따라 올해 수주목표액을 낮춰잡았다.
삼성중공업은 작년보다 33.3% 하향조정된 100억달러 어치의 선박을 수주할 계획이며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175억달러였던 목표액을 100억달러까지 내렸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전년대비 23.2% 감소한 211억달러를 올해 수주목표로 발표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들은 수주잔량이 충분하지만 `불황 장기화'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선종 개발 등 기술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것도 작아져만 가는 `파이'를 놓고 전 세계 조선사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