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美테이퍼링에 '촉각'..자산시장 충격은?

입력 : 2013-09-12 오후 4:52:50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시리아 사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월가의 초점이 다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출구전략에 맞춰지고 있다. 
 
오는 17~1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연준이 자산매입(QE) 축소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향후 자산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연준 QE축소는 확실..규모는 예상보다 덜할 것
 
◇연방준비제도 사진제공=Fed
1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16만9000명으로 예상인 18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한 7.3%를 기록, 4년 8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했지만 이 역시 구직 포기자 증가데 따른 하락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지표부진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이번 FOMC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8월 고용지표가 예상을 밑돌았지만 자산매입 축소 결정을 뒤집을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지표가 예상에는 못 미쳤지만 연준이 양적완화를 축소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8월 고용동향이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표 혼조 등을 감안할 때 양적완화 축소 폭은 예상보다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한 외신이 이코노미스트 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달 FOMC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달러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8월에 전망했던 150억달러보다 적은 규모이다. 
 
캐시 존스 찰스 슈웹 스트레티지스트는 "연준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며 "하지만 축소 규모가 예상보다는 가벼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행 자체가 큰 문제..시장 충격 '불가피'
 
시장의 관심은 양적완화 축소 결정보다 출구전략이 자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쏠려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규모와 관계없이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경우 금융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듀케인 캐피털매니지먼트의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경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달 양적완화 규모가 700억달러이거나 650억달러가 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12개월에 걸쳐 양적완화가 완전히 중단된다는 것이 큰 문제"라며 "그 동안 자산매입이 자산가격을 지탱해줬던 만큼 테이퍼링으로 자산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역시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파장을 우려했다. 외르그 아스무센 ECB이사는 "연준의 출구전략이 지난 1994년보다 더 강하고 큰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1994년 미국 경기회복에 따라 연준이 긴축에 나섰을 때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 채권시장에 혼란을 가져왔다"며 "지금은 금융시장이 더욱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더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상품자산 가격을 우려하며 금 값이 온스당 1200달러를 밑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연준이 출구전략을 시행하면 금값은 온스당 1250달러로 하락할 것"이라며 "양적완화 축소 규모가 예상보다 더욱 공격적이라면 금값이 1200달러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이 온스당 1363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연준의 테이퍼링 이후 추가로 10~12%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도 이에 앞서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에 따른 금리상승과 달러강세 등으로 금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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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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