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지난해 말 8%를 넘나들던 저축은행의 고금리 정기예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수신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 압박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한은이 경기침체를 감안해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당분간 상승 반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상호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월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106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6.13%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연 7.84%였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2월 7.43%로 낮아진 뒤 올해 들어 급격히 하락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말 연 8.92%까지 치솟았던 대영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이후 6차례 인하돼 2월 현재 연 6.6%까지 떨어졌다. 대영저축은행은 3일 추가로 금리 인하를 발표할 계획이다.
세람저축은행과 W저축은행(옛 영풍저축은행) 경우 지난해 12월 초 각각 연 8.29%와 8.6%였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2일 현재 각각 연 6.5%와 연 6.6%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이처럼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어졌던 저축은행의 고금리 행진은 유동성 부족에 직면했던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고금리 예금을 내세우면서 수신 확대에 열을 올린 탓이 크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은 예대마진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의 수익 기반을 잠식할 만한 위협요소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예금금리를 올리면 자연히 예대마진이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되지만 저축은행들은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 차원에서 예금금리를 올린 것이다.
그러나 한은이 경기침체를 감안해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2.75%포인트 내리는 등 저금리 기조로 돌아서자 시중은행은 이를 예금금리에 반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6.28%였던 예금은행 가중평균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11월 5.93%, 12월 5.67%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금리 인하분까지 감안하면 현재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더욱 낮은 수준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금리 경쟁' 압박이 완화된 셈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정책당국이 저금리 기조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저축은행 역시 이같은 상황에 맞춰 당분간 금리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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