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광고 싸움에 고객들만 혼란

입력 : 2013-09-23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100% LTE'·'LTE-A'·'광대역 LTE'·황금주파수·'2배 빠른 LTE'·'광대역 LTE-A'·'풀 광대역 LTE'·'퍼펙트 LTE-A'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다양한 용어를 내세워 새로운 통신서비스 소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기보다는 복잡한 용어 나열에만 급급해 이용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LTE-A(LTE 어드밴스트)는 기존 LTE 주파수 대역 2개를 주파수 집성기술(CA)로 묶는 기술로 만들어진 통신 규격이며, 광대역 LTE는 기존 LTE 대역의 2배인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것이다.
 
두가지 모두 주파수 대역이 2배 넓어져 이론상 최대 속도가 LTE의 2배에 달한다.
 
주파수 대역 2개를 묶어야 하는 LTE-A보다는 하나의 넓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광대역 LTE가 더 안정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달 주파수 경매를 통해 이동통신 3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광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들은 이렇게 규정된 서비스 외에 이해조차 쉽지 않은 신조어들로 이용자들을 현혹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SKT, '2배 빠른 LTE'·'퍼펙트 LTE-A'
 
SK텔레콤(017670)의 경우 '2배 빠른 LTE'에 이어 최근엔 '퍼펙트 LTE-A'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LTE-A가 기존 LTE의 최고 속도인 75Mbps보다 2배 빠른 150Mbps의 최고속도를 낼 수 있다는 의미로 '2배 빠른 LTE'를 사용했다.
 
하지만 최고속도는 이론상의 속도일 뿐 실제 서비스 이용자들은 최고 속도의 절반 정도만 나와줘도 감사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이론과 실제간의 격차는 크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는 SK텔레콤에게 이용자들이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SK텔레콤이 사용하고 있는 '퍼펙트 LTE-A'도 마찬가지다. 뭔가 다른 LTE-A 같지만 결국 CA를 이용한 LTE-A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경쟁사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식어에 불과하다.
 
◇KT, '광대역 LTE-A'·'황금주파수'
 
KT(030200)는 지난 2일 '광대역 LTE-A'라는 용어를 들고 나오며 업계에 한바탕 논쟁을 일으켰다.
 
LTE-A와 광대역 LTE는 별개의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KT는 이달부터 서울 지역에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하고 향후 LTE-A도 시작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 '광대역 LTE-A'라는 마케팅 용어를 사용했다. 게다가 차후 기존 LTE 주파수 대역과 광대역을 묶어 225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겠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안 그래도 'LTE-A'와 '광대역 LTE'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광대역 LTE-A'까지 언급되자 더 심한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KT는 최근 '황금주파수'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경쟁사와의 우위 점하기에 나섰다.
 
이미 SK텔레콤에서도 '황금주파수'를 사용한 적 있지만 광고 전면에 내세운 것은 KT가 처음이다.
 
SK텔레콤과 KT가 이번 주파수 경매를 통해 할당받은 1.8㎓(기가헤르츠)가 전 세계에서 주로 애용되는 글로벌 LTE 주파수라는 것을 '황금주파수'로 표현했다. 그만큼 단말기 호환이나 해외 로밍시에도 간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전 지식이 없는 이용자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LG U+, '100% LTE'·'풀 광대역 LTE'
 
LG유플러스(032640)는 자사의 LTE-A 서비스를 '100% LTE'로 포장했다. 기존에 LTE에 100%를 붙였다.
 
여기서 '100% LTE'는 데이터 뿐만 아니라 음성통화까지 모두 LTE 데이터를 이용하는 싱글모드 LTE를 의미한다. 음성통화를 3G로 제공하는 경쟁사에 비해 고품질의 음성통화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쟁사도 단말기 설정에서 VoLTE(Voice over LTE)로 변경하면 손쉽게 100% LTE가 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어서 지난 12일 LG유플러스는 '풀 광대역 LTE'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LG유플러스의 광대역 주파수는 상하향 모두 20㎒(메가헤르츠)를 사용한다. 이에 반해 경쟁사는 다운로드에 20㎒, 업로드에는 5㎒ 대역이 빠진 15㎒를 사용해 LG유플러스의 광대역 LTE가 더 우수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광고라는 것이 다소 과장될 수도 있고 여러 미사여구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용자들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미진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동통신사의 허위·과장 광고가 무분별하게 이용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며 "이를 단속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별 마케팅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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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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