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공공정보를 국민에 공개해 투명하고 소통하는 정부를 만든다며 추진한 `정부3.0`이 정부의 홍보부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정부3.0`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3.0`은 정부가 생산·보유한 모든 정보를 국민에 공개하자는 정부 운영 패러다임으로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이 서로 믿고 신뢰하며 투명하고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의 '정부3.0' 홍보(사진제공=www.gov30.go.kr)
23일 한표환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는 정부3.0에 대해 "공공정보를 적극 개방·공유하고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 소통·협력해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새로운 정부운영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는 올초 정보공개법을 개정해 정보공개 청구과정을 줄이는 등 정보 공개의 범위와 종류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이에 안전행정부는 올해 말까지 약 31만건의 공공정보를 공개할 예정이고, 내년 12월까지 공개 정보를 4억9000만건까지 늘릴 계획이다.
교육부 역시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에서 실제 부담하는 각종 비용과 방과후 특성화 활동 세부 내역을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국 8559개 유치원의 학부모 실제 부담금 공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최근 일본 방사능 유출에 따른 소비자 안전을 위해 일본산 수입식품의 방사능 검사결과 공개를 기존 주 1회 공개에서 매일 공개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구만섭 안행부 창조정부기획과장은 "앞으로 5개년에 걸쳐 공공정보 6075종을 추가로 개방할 계획"이라며 "공공정보 개방률을 올해 상반기 16.1%에서 2017년까지 44.9%까지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도별 공공정보 개방 계획(단위: 개)(자료제공=안전행정부)
그러나 정부 부처별 활동과는 별개로 정부3.0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공개되는 정보의 수와 양은 늘었지만 정작 이를 제대로 모르는 시민이 많은 데다 활용하는 방법도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일선 행정기관의 인식도 부족하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정부가 공개정보의 수와 양만 늘리면 국민이 알아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생각은 외형만 정부3.0이지 실상은 기존의 수직적 태도와 다를 게 없다"며 "정부3.0의 취지와 정보 활용법에 대한 홍보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보를 개방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추상적이다. 안행부는 기상, 교통, 지리 등 13개 전략분야의 정보 공개를 통해 2017년까지 총 7만5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행안이나 창조경제 활성화에 대한 대책은 찾을 수 없었다.
정부3.0을 뒷받침하기 위한 행정시스템 개선·확충도 시급하다. 대통령의 정부3.0 실행 의지에 비해서 일선 행정 기관에서는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다 주민 참여를 제한하는 일이 많다.
한표환 교수는 "정부3.0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정부 부처간 협업을 통해 재정과 행정 등의 정보를 적극 공개하고 주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정책과 사업 전과정에서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소통 채널을 다양화하거나 온라인 민·관 협업 공간 구축, 행정 예고절차 개선, 청문·공청회 내실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