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中企 지원" 한목소리..현장 "말잔치 우려'"

입력 : 2013-09-24 오후 2:10:37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여야가 중소기업 지원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중기 대통령'을 표방하자 여야도 이에 뒤질세라 특위를 만들고 현장을 찾는 는 등 중소기업 당면과제 해결에 적극적이다. 대중소 상생 및 동반성장의 한 축인 중소기업을 통해 경제민주화 주도권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중소기업계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늘 그래왔듯 정치적 수사에 그칠 것이란 회의적 시선이 지배적이다. '기대'가 '실망'으로 변질된 지 이미 여러 번. 아직 정책의 '과실'이 없어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주를 이루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20일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지칭하는 '손톱 밑 가시' 이슈를 가져다 손톱 밑 가시 뽑기 특별위원회(이하 손가위)를 만들었다. 경기도 하남, 부산 등 현장 간담회를 열어 사례를 모았고, 총리실과 중소기업중앙회 등 관련부처를 통해 더 많은 가시를 접수했다.
 
◇새누리당 손톱 밑 가시 뽑기 특별위원회는 지난 1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성과보고회를 열었다.(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지난 11일에는 105건의 과제를 검토한 결과 25건의 '기조치', 18건의 '해결가능과제' 등을 선정하는 등 그간의 활동에 대한 성과 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례적으로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 등 10여개 관련 정부부처 관계자가 한꺼번에 자리했다. 이날 안종범 위원장은 손가위의 지속적 활동을 약속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연초부터 중소기업계의 가시 사례를 모집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움직이면서 가시를 주워 모으던 기관의 힘이 집권여당의 영향력에 흡수되는 모양새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계 인사들도 자리한 가운데 새누리당 손가위 위원들은 부처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가시 해결에 힘쓰는 모습이었다는 전언이다.  
 
민주당은 중소기업계의 현안 과제인 일감 몰아주기 관련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달 초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중소기업'을 제외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제도는 특수관계법인 간 일감몰아주기 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에 대해 일정한 범위를 증여로 간주해 증여세로 과세하는 제도다. 올해 처음으로 '일감몰아주기 과세'가 시행되면서 대기업 사주 일가를 견제하기 위한 취지와는 무관하게 중소기업의 세금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민주당은 '2013 세제개편 국민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중앙회가 민주당에 건의한 내용을 입법화한 것이라 설명했지만 이 사안은 중소·중견기업인들이 공개토론회나 간담회 등을 통해 줄곧 제기해온 문제였다. 
 
박 대통령이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만들겠다는 기치를 내건 가운데 정치권 역시 보조를 맞추면서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지만, 업계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모습이다. 정치권과 언론에 회자되는 만큼 정책이 구체화돼 기업경영 활동에 적용되어야 하는데 아직 체감할 수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 "지금은 줄기를 세우는 단계인 만큼 체감도가 낮다"면서 "줄기에서 가지가 뻗어나가고 열매가 나와야 좀 와닿지 않겠냐"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어려운 것은 결국 '경기'의 문제인데, 양극화 같은 더 큰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손톱 밑 가시' 같은 작은 문제에만 천착해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었다.
 
중소기업계 다른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양극화로 인해 중소기업이 어려운 것인데 작은 부분에 집착해서 변죽만 울리고 끝날 것 같다"며 "중소기업의 숨통을 트여주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정책의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중소기업을 일으키려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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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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