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영국의 제 1야당인 노동당의 당수 애드 밀레반(사진)이 한동안 에너지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히자 관련 업계들이 들고 일어났다.
<사진제공=노동당 홈페이지>
24일(현지시간) 애드 밀레반 노동당 당수는 영국의 남부 도시 브라이튼에서 열린 노동당 컨퍼런스에서 "가스와 전기 등 에너지 가격을 향후 20개월간 동결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015년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정책 중 하나로 이 같은 공약을 내세운 것.
가디언은 애드 밀레반이 시민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포퓰리스트'다운 면모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밀레반 당수는 "에너지 기업들이 나의 계획을 싫어할 수 있으나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은 필수"라며 "그동안 에너지 기업들은 민간에 너무 큰 부담을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노동당은 에너지 동결 조치가 시작되면 향후 20개월 동안 한 가구 당 120파운드가 절감되고, 기업들은 1800파운드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당은 오는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즉시 에너지 가격을 동결할 계획이다.
에너지 기업들은 밀레반의 발언 직후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영국 에너지 기업들의 대표 기관인 에너지 UK는 "에너지 동결 조치가 언뜻 보기에는 매력적일 수 있으나 발전소 건립을 위한 투자마져 동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에너지 사업과 관련된 인력고용도 멈출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의 에너지 기업들과 가스전력시장국(Ofgem)은 에너지 가격 동결 조치는 노동당이 추진 중인 탄소배출 억제 정책을 망쳐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기·가스 공급회사인 센트리카는 "에너지값이 동결되면 관련 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릴 것"이라며 "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현 상황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안 피터스 브리티시가스 주택 에너지 대표는 "에너지 기업들이 가격 결정권을 상실한 가운데 에너지 도매 가격이 상승하면 에너지안보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영국 보수당은 2년 동안 에너지 가격을 고정시키면 재생에너지 사업이 붕괴될 수 있다며 노동당의 공약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