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오바마-공화당 예산안 충돌..핑퐁게임 결말은?

입력 : 2013-09-25 오후 1:43:10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미국 2014회계연도(10월1일~내년 9월30일) 예산안을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정부폐쇄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당이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정부폐쇄 위기를 넘어 전체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공화당 의견 대립 심화..'오바마케어' 두고 치킨게임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측이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대립하는 이유는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때문이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한도에 가까워진 상태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부채한도 상한선을 상향 조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고, 공화당 측은 오바마케어에 들어가는 예산을 삭감하지 않으면 부채한도 증액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산안 협상과 오바마케어를 연계시키려는 공화당의 의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예산안 승인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미국의 채무한도는 16조7000억달러로, 이르면 부채규모가 다음달 중순 한도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미 정부는 내년 국가 운영을 위해서는 부채한도를 17조8000억달러까지 증액해야 한다.
 
앞서 지난 2월에도 미 의회는 부채규모가 한도에 이르자 5월까지 임시로 한도 적용을 유예하고 재무부가 긴급 자금을 투입시켜 국가부도를 막은 바 있다.
 
2011년에는 미 정부가 같은 이유로 어려움을 겪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하기도 했다. 
 
◇미국 GDP 대비 정부부채규모 변동 추이(자료출처=미국의회예산처)
 
◇美상원, 임시예산안 25일 표결..통과 가능성 낮아
 
지난 20일(현지시간)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은 오바마케어와 관련된 예산을 전액 삭감한 2014회계연도 잠정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0표, 반대 189표로 통과시켰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25일에는 이 임시예산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상원 표결이 있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 예산안이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미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통과된 예산안은 오는 12월15일까지 정부폐쇄를 연기함과 동시에 오바마케어 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미 상원은 오바마케어 예산을 복원시켜 개정한 예산안을 하원으로 돌려보낸다는 방침이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는 "오바마케어를 배제한 예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화당은 오바마케어가 합법하다는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바마케어가 포함된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도록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 의원은 "민주당이 정부폐쇄 위기에도 불구하고 오바마케어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폐쇄가 닥치면 그들은 공화당만 비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폐쇄에 이어 디폴트 현실화 우려
 
실제로 다음달 1일 시작되는 2014 회계연도 예산안이 이달 말까지 승인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는 임시 폐쇄되며, 다음달 중순에는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을 비롯해 전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싱크탱크 BPC(Bipartisan Policy Center)의 스티브 벨 경제정책팀 팀장은 "다음달 중순까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협상이 끝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는 국채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연방정부는 재정수입 대부분을 국채이자를 지급하는데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그에 앞서 예산을 삭감해야만 하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결렬될 경우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올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기업들의 투자도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무디스는 백악관과 의회가 결국 정부폐쇄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티븐 헤스 무디스 부회장은 "미 정부는 디폴트에 빠지기 전에 부채한도를 늘리는 데 합의를 볼 것"이라며 "만약 협상에 실패하더라도 무디스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미 정부가 불안한 상태지만 무디스가 부여하는 등급은 중장기적 전망을 바탕으로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두 달 전 무디스는 미 정부의 부채규모가 양호한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국가등급을 'AAA'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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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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