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 소속 '민주적 국회운영 모임' 의원들이 최근 연이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국회선진화법 비판에 대해 "정기국회를 앞두고 '위헌' 운운하며 선진화법을 손보겠다고 하는 것은 정쟁과 몸싸움의 과거 국회로 되돌아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선진화법은 헌정 사상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쓴 18대 국회가 국민들 앞에 내놓은 반성과 참회의 산물"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선진화법을 '국회마비법', '식물국회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선진화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선진화법 때문에 국회가 마비되거나 제 역할을 못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선진화법 때문에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정부조직법의 합의처리가 가능했다. 만일 선진화법이 없었다면 새누리당은 일방 처리했을 것이고, 19대 국회 역시 몸싸움으로 시작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선진화법은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무기가 아니라 '민주'와 '민생'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시급하고 필요한 민생법안이라면 민주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야당을 존중하고 야당과 소통한다면 선진화법을 악용해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적 국회운영 모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국회선진화법' 비판에 반박했다.(사진=장성욱 기자)
국회선진화법 처리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김진표 의원은 별도 발언을 통해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위헌 심사 계획에 대해 반박했다.
김 의원은 "우리 헌법 41조에는 법안 통과에 대해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의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즉,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과반수 정족수가 아닌 정족수를 정할 수 있다는 것이 헌법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헌 심사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는 점은 모든 헌법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라고 덧붙였다.
김성곤 의원도 국회선진화법이 "소수당 권익 보호 차원에서 법안통과를 좀 어렵게 만든 측면도 있지만 소수당의 과거 실력저지 폐단을 개선한 장치도 많은 균형잡힌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 특정법안이 상정조차 못하도록 한 적 있는데, 의안 상정 30일이 지나면 자동상정된다. 내년부터는 12월2일까지 예산도 자동상정되게 된다. 현재 새누리당이 과반이 아닌 '5분의 3'을 문제 삼고 있는데 이것은 신속처리 안건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심지어 이것 역시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함으로써 당론투표가 아닌 자율투표 하게 돼 있다. 또 의장석과 위원장석 점거를 금지했고, 의원의 회의장 출입을 보좌관이나 당직자들이 막는 행위도 금지했다"고 말했다.
김동철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처리된 안건이 1455건이다. 이게 여야합의로 처리됐다. 이렇게 선진화법이 시행되고 나서 19대 국회 들어 아무 문제도 없는데 느닷없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선진화법 악용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뜬금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이명박 정권에서 여당이 날치기 처리한 '4대강 사업 예산안'·'미디어법'·'금산분리 완화안'을 언급하며 "야당이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법안, 야당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통과하는 직권상정 법안은 이명박 정권에서 드러났듯이 필연적으로 악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