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다이노스, 창원시에 새 야구장 입지변경 공식 요구

입력 : 2013-09-25 오후 4:42:05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가 창원시에 새 야구장의 입지 변경을 공식 요구했다.
 
명확한 입장의 표명을 꺼리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실시한 타당성 조사에서 부지는 물론 부지의 선정 과정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음이 보이자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NC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시와 시장께 새 야구장의 입지 변경을 공식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NC 구단은 "24일 KBO 발표 결과를 보며 실망과 좌절을 금치 못한다. 기대하며 기다리던 새 야구장의 입지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조사를 바탕으로 결정됐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NC는 "1월 진해 육군대학 부지가 새 야구장 입지로 발표됐을 때도 신뢰할 수 있는 기관과 전문가, 팬의 의견을 수렴하는 재검증 절차를 기대했다"면서 "그럼에도 창원시는 새 야구장의 위치 선정은 시 행정부의 고유 권한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식의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창원시의) 새 야구장은 야구 팬과 다이노스를 포함한 전체 프로야구의 미래이며 그 미래를 잘못된 결정에 맡길 순 없다"며 "구단은 창원시와 시장께 새 야구장의 입지 변경을 공식 요청한다. 이를 통해 창원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꿈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NC 구단은 창원시와의 갈등을 피하고자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만을 내놓으며 신중한 입장을 지켰다. 그렇지만 창원시가 재차 KBO 측의 요구를 거절하자 결국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앞서 KBO는 전날 "창원시가 새 야구장 입지를 옛 진해 육군대학 부지를 최적 후보지로 선정한 마지막 3차 용역보고서의 타당성과 공정성,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드러났다"며 "선정 과정에서 타당성과 공정성,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구 진해 육군대학 부지에 대한 변경을 창원시에 공식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체 타당성 조사 결과 진해가 아닌 창원과 마산 지역에 새 구장을 신축해야 한다고 24일 발표했다.
 
하지만 창원시는 KBO의 입장발표 직후에 "이미 예산 17억원을 투입했다"며 "야구장 입지를 재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면서 이같은 KBO의 요구를 거부했다.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홈구장 입지로 창원시가 발표한 진해구 옛 육군대학 터. (사진제공=창원시)
 
다음은 NC 구단의 입장 전문.
  
창원시민 여러분, 그리고 야구팬 여러분!
 
NC 다이노스는 야구 자체가 목적인 구단으로서, 창원시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연고 구단이 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팬 여러분입니다. 여러분께서 보내주시는 성원에 힘을 얻고, 용기를 얻습니다.
 
구단은 창원시가 약속한 신축구장이 여러분과 함께 구단의 꿈을 담을 그릇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24일 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결과를 보며 실망과 좌절을 금치 못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기대하며 기다리던 새 야구장의 입지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조사를 바탕으로 결정됐음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2012년 5월 16일자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완수 시장은 “야구장은 관중과 접근성이 우선이며 새 구장의 입지는 교통 및 시민 접근성을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이라고 공언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원칙이 반영되지 않았음이 입증되었습니다.
 
구단은 지난 1월 30일 ‘진해육군대학부지’가 새 야구장의 입지로 발표되었을 때도 창원시 행정부에게 신뢰할 수 있는 기관과 전문가, 무엇보다 팬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는 재검증 절차를 기대했습니다.
 
그럼에도 창원시는 신규 야구장 건립의 위치선정은 시행정부의 고유권한인 만큼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식의 주장만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시행정부가 시민의 의견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창원 시민과 경남도민, 나아가 야구계 전체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구단은 생각합니다. 새 야구장은 야구 팬과 다이노스를 포함한 전체 프로야구의 미래이며 그 미래를 잘못된 결정에 맡길 순 없습니다.
 
무엇보다 다이노스를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의 피와 땀이 담긴 막대한 비용을 허공에 날려버릴 수는 없습니다. 새 야구장은 창원-경남지역 야구팬과 프로야구 전체의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되고 추진되어야 합니다.
 
구단은 창원시와 창원시장께 새 야구장의 입지변경을 공식 요청합니다. 이를 통해 창원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꿈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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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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