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예산)3.9% 성장 꿈꾸는 정부 "추경 없다" 장담

실제 성장률 기대 못 미치면 세입부족 반복될 수도

입력 : 2013-09-26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의 낙관적인 경제전망이 또 한 번 국가재정의 발목을 잡을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기준으로 정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9%에 달하기 때문이다.
 
26일 기획재정부는 "내년 우리경제는 세계경제의 완만한 개선,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노력 등으로 회복세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3.9%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준으로 작성한 '2014년도 예산안'을 확정해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내년 '3.9%' 성장은 1년 전 정부가 예측한 '4% 내외' 성장과 다를바 없는 수치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감안해서 0.1%포인트 내려 첫번째 숫자를 '4'에서 '3'으로 바꾸는 시각적 효과만 부각시켰을 뿐 여전히 4%에 가까운 성장에 자신하는 셈이다.
 
문제는 정부의 낙관적 전망이 들어맞지 않을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여건이 더욱 열악해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최근 수년 간 정부가 예산안 편성 당시 예측한 성장률 전망치보다 실제 성장률이 너무 낮게 나타났고, 결과적으로 세입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2011년 예산편성 때 우리 경제성장률을 5%로 전제했지만, 3.7% 성장하는데 그쳤고, 2012년은 4.5% 성장을 전제로 예산이 편성됐지만, 실제로는 2% 성장에 그쳤다.
 
4% 성장을 전제로 편성한 2013년 예산안의 경우 높은 성장률에 근거한 과도하게 높은 세입예산안 때문에 세입이 모자 사상 초유의 12조원이 넘는 세입경정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하게 만들었다.
 
추경 편성 분위기 조성을 위해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2.3%까지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지만, 3분기가 다 지난 현재는 추경을 반영해 수정한 2.7% 성장률도 확신할수 없는 상황이다.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와의 오차는 세수입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010년 경기회복세 때문에 2011년 세입여건은 나쁘지 않았지만, 2012년에는 실제 국세수입이 세입예산보다 2조8000억원이나 덜 걷혔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0조원의 세수입이 펑크난 가운데 하반기에 회복되더라도 정부추산으로만 7조~8조원 이상의 국세수입 부족이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에는 세계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들이 반영되어 우리 경제성장률이 목표대로 달성될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내년 총 국세수입은 지난 4월 추경 편성때 수정한 올해 세입예산보다도 8조1000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추산했고, 세외수입 등을 포함한 예산안 총수입은 370조7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정부 계획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오로지 경기회복만 가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료=기획재정부)
 
정부가 내년에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세수입은 주로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에 치중돼 있다.
 
정부는 내년에 소득세에서 4조5000억원, 부가가치세에서 4조2000억원이 올해보다 더 걷힐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는 증권거래세 등 전년대비 감소하는 세입을 감안한 내년 총 국세수입 증가분 8조1000억원보다 6000억원이 더 많은 수치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현재의 경기상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세목이다.
 
근로자의 소득이나 자영업자의 소득이 늘어야만 소득세수가 늘고, 소비가 활발하고 수입이 늘어야 부가가치세수가 증가한다. 경기가 좋을때의 이야기다.
 
최근 몇년간의 사례와 같이 정부 전망보다 경기가 어려울 경우 세수입 확보도 함께 물건너 가게 된다. 지난 4월과 같이 내년에도 다시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 내리고, 세입경정을 위한 추경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석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작년과 올해 경기상황을 보면 경기가 점점 더 나빠지는 추세였다. 그런 부분을 감안했을때 올해와 같은 세입경정 추경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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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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