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화학이 3분기 석유화학 부문 부진으로 성수기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691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3.48% 증가한 수치.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5.19%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1567억원을 기록,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5%, 5.54%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
전문가들은 올 3분기 역시 지난 2분기에 이어 영업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분기처럼 눈에 띌 만한 수익 개선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 업황이 여전히 바닥권을 맴돌며 일부 제품은 성수기 특수를 누릴 수 없었던 탓이 컸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수요 증가는 있었지만, 기대했던 수준은 아니였다"면서 "석유화학 업황은 여전히 바닥을 다지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LG화학(051910)은 올 3분기 주력인 석유화학 부문이 다소 부진했던 것으로 요약된다. 석유화학 부문 매출의 15~20% 가량을 차지하는 합성고무가 자동차와 타이어 등 전방산업의 부진과 공급과잉에 밀려 약세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실제 부타디엔 고무(BR)는 지난 2분기 평균 가격이 톤당 2308달러에서 7, 8월 들어 1897달러로 무려 17.8%나 가격이 빠졌다. 스타이렌부타디엔러버(SBR) 역시 17.0% 가격이 하락하는 등 합성고무 부문이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업계 안팎에선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원료 가격과 환율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특히 올 3분기는 지난해보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부담이 더해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의 경우 2분기에 급락했던 유가가 3분기 들어 회복세로 돌아서며 원재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데 반해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한승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작년 2분기와 3분기는 유가 변동폭이 워낙 커 낮은 원료 구입으로 인한 수익 개선이 이뤄졌다"면서 "올해는 작년과 상황이 달라 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시기보다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화학사업 부문에서 9월 들어 고가의 나프타가 투입됐지만, 유가와 제품 가격하락 등이 겹치면서 유가와 제품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스프레드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이어 "환율도 6월 중순 1161.4원에서 지난달 중순 1073.7원을 기록하는 등 3분기 내내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LG화학은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환율 변화도 실적 감소의 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1위인 LG화학마저 올 3분기 성수기 효과를 톡톡히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석유화학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러드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현 상황은 바닥권 탈출이 아닌 바닥을 다지는 단계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만, 체감도는 낮은 상황"이라면서 "석유화학 업황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뚜렷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여전히 바닥을 다지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연초에 비해 시황이 개선 추세이기는 하지만, 눈에 띌 만한 수요 회복은 여전히 요원하다"며 "특히 합성고무의 경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