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김종신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상무

"중견건설사 연쇄 부도 위기..국회 도움 절실"

입력 : 2013-10-01 오후 4:12:58
앵커 :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장기침체에 빠졌습니다. 오랫동안 집값이 하락하고 하락할거란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집을 사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는데요. 이는 집을 짓는 일을 하는 건설사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이미 상당수의 알만한 건설사들이 부도가 났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쓰러지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건설업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이대로 두고 볼 수 만은 없을 것 같은데요.
 
오늘은 대한주택건설협회 김종신 정책상무이사를 모시고 위기의 건설업계를 진단하고 해법은 없는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근 국내 건설업계 상황이 좀 어떻습니까? 주택경기도 안좋은데 SOC발주도 상당히 줄고, 상황이 좋지 않을 것 같은데요.
 
김 상무 : 주택업계의 사정은 매우 어렵습니다. 과거 부동산 투기억제시대에 도입된 분양가상한제나 양도세 중과세 종부세 등 부동산 규제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여기에다 내수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2008년 이후 주택시장은 장기침체에 빠져 있습니다.
 
아파트분양은 안되고 미분양이 쌓이면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주택사업에 대한 투자의욕은 크게 떨어지고 주택사업을 그만두려는 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택건설사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택지구입 등에 따른 선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지금과 같은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연쇄부도’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더욱이 저희 중소주택업계는 업종이 주택사업에 편중되어 있고, 대기업에 비해 자금여력이 약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욱 큰 실정입니다.
 
미분양아파트는 7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7만호에 달하고 있으며, 이중에는 악성매물인 준공후 미분양아파트가 2만 6,500호에 달하고 있어 주택업체들의 경영악화에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민간부분의 주택공급물량도 전년도에 비해서 2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 과거 경제 부흥기, 선봉에 섰던 건설업계가 이제는 위기론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무너지는 건설사가 많아질 경우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 같습니다. 어떤 점들이 우려되는지요?
 
김 상무 : 지난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주택시장의 장기침체는 주택건설업체들의 도산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주택건설업체의 위기는 주택산업에 그치지 않고 그 연관산업은 물론 밑바닥 서민경제에까지 불황을 초래하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통계조사에 의하면 8월 현재 건설업과 부동산업 관련 종사자수는 223만명으로 근로자 한 명당 4인가족 기준으로 환산하면 전 국민의 1/5에 해당하는 900여만명이 부동산 관련 산업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가구업, 이사업, 인테리어업, 도배업, 전기업, 설비업 등 주로 서민층이 종사하고 있는 업종이 대부분입니다. 주택건설산업의 붕괴는 바로 서민경제의 붕괴로 이어지고 국민경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수 있는 것입니다.
 
앵커 : 정부는 국내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많은 대책을 내놨습니다. 일단 집이 팔려야 새로운 집을 짓고 할텐데 이런 점에서 올해 나온 두번의 부동산대책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일단 바람은 불기 시작한거 같은데요.
 
김상무 : 8.28 대책은 전세수요를 매매 수요로 전환하여 전세시장을 안정화 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4.1대책에서 발표한바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상한제 폐지의 차질없는 추진과 취득세 영구인하를 통한 세제지원 확대, 장기 모기지 공급 확대, 임대아파트 공급확대 등을 추진키로 하였는데 이번 대책이 적기에 실행된다면 주택거래활성화에 도움을 주어서 전월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관련 법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이미 시행에 들어간 장기모기지 공급확대 등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4.1대책은 발표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관련 핵심법안의 국회 처리지연으로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고 있어 대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핵심법안의 조속한 국회처리가 필수적입니다.
 
실제로 4.1대책 이후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회복도 했지만 6월 취득세 감면이 종료되면서 7월 주택거래량은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임차시장에서의 월세거래 비중이 사상최고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발표된 부동산대책의 핵심법안이 조기에 국회에서 처리된다면 주택거래 정상화, 전세시장 안정화는 물론, 이사업·인테리어업·부동산중개업·가구업 등 부동산 연관산업의 회복과 하우스푸어 해소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는 있는 부동산 규제가 변수인데요. 가장 큰 논란거리는 양도세 중과세 폐지입니다. 야권에서는 부자감세라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 상무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는 주택가격이 급등하던 시기에 집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간주해서 도입된 제도입니다. 그러나 주택시장 장기침체로 인해 주택거래가 정지되어 있는 현재의 시장여건에서는 폐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임대주택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다주택자는 이제 투기꾼이 아닌 서민에게 민간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공익적 기능을 담당하는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정부도 지난 18대 국회에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법안을 상정했으나 법안은 처리되지 못했으며, 현재 19대 국회에서도 계류중에 있어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선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규제의 정상화 및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10월 국회에서는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 법안이 반드시 처리되어야 합니다.
 
앵커 : 국회에 계류 중인 또 다른 논쟁거리는 분양가상한제입니다. 현재 시장 상황상 유명무실한 규제라는 주장과 집값급등 제어수단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 상무 : 분양가상한제는 주택경기 호황기에 신규주택가격 통제를 통한 주택가격 조절수단으로 도입되었으나 지금의 시장상황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시장가격보다 높은 고분양가의 주택은 판매되기 어렵고, 앞으로도 과거와 같이 분양가가 높아지는 주택경기 호황의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봅니다.
 
최근 주택시장은 “가격경쟁력이 없으면 분양에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확산으로 분양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분양가상한제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분양하고 있고, 앞으로도 분양가격 급등우려는 없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정상적인 시장기능에 걸림돌이 되는 대표적인 반시장적 규제의 제거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고해서 주택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분양가상한제에서는 에너지제로 주택 건설 등을 위한 주택업체들의 설계?시공기술?연구개발 등 고품잘의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 창출 노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역효과가 매우 큽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공감하여 정부입법으로 분양가상한제 폐지 법안을 국회에 내놓았으나 야당의 무조건적인 반대로 인해 입법실패가 수차례 되풀이됨으로써 정책불신으로 이어져 주택수요자의 구매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주택 분양가상한제 폐지「주택법」개정안(정부)의 조속한 국회 처리가 시급합니다.
 
앵커 : 이밖에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보완돼야 할 점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 상무 :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상한제 신축 운영, 수직증축 리모델링 등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주택시장 정상화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줌으로써 주택가격 바닥 또는 주택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주택구매유인 효과가 큰 취득세 영구인하 방안도 국회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대책이 실기하지 않도록 조기에 입법화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밖에 5년 임대사업주택 양도소득세 면제, 85㎡이하 임대사업주택 취득세·재산세 감면, 주택매입시 DTI 규제폐지, 등을 추가 보완대책으로 묶어서 시행하는 패키지 규제완화를 추진하면 주택거래도 확대되고 임대공급도 늘어나 전월세시장 안정화도 이룰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 건설경영 위기를 시장 상황 탓으로만 돌릴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를 타개하기 위해 건설사들의 자구 노력도 필요한데요. 건설업계는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나요?
 
김 상무 : 바야흐로 21세기는 품질경쟁시대입니다. 수요자위주로 빠르게 변화하는 주택시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중소주택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체 나름대로 기업이미지를 구축하고 브랜드를 개발하여 인지도를 높여야 하며,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주택의 품질을 높임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뿐만 아니라 부단한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주택평면과 내부설비, 인테리어를 개발하여 급변하는 주택수요자의 니즈(Needs)를 충족시켜야 하며, 주문설계 등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통해 주택전문기업만의 독특한 틈새시장 개척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들어 건실한 중견 주택업체들을 중심으로 마케팅이나 주택단지, 평면설계 등에 있어 공격적인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덩치가 큰 대형업체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기술력과 마케팅전략, 경영능력 등을 겸비한 경쟁력 있는 우수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을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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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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