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특히 중국 광저우에 건설 중인 8세대 팹(Fab) 투자에 대한 변동 가능성을 암시해 사안의 심각성을 더했다.
1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에서 한상범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LCD 업계가) 공급과잉 상태가 되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우리도 여러가지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걱정도 되지만 일각에서는 세계 경기가 괜찮지 않겠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며 "일단은 조금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도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필수로 해야 하는 것들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되고, 중국 투자도 진행되어야 한다"며 "페이스나 속도는 시장 상황에 맞춰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부터 8세대 팹을 가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장에서 꾸준하게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면서 생산능력을 축소하는 대신 가동시기를 앞당긴다는 관측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한 사장은 전체적인 LCD 투자 규모는 당초 예정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수급 상황에 맞춰 조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투자 계획 4조원 중 상반기에 1조8820억원을 관련 분야에 투자한 상태다.
한 사장은 또 보급형·저가형 울트라HD(UHD) TV의 출시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못박았다. 그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로우앤드 UHD TV 제품이 없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우리도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