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 이순영기자] 국내 굴지의 대기업 SK에너지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브랜드 콜택시 사업에 뛰어들어 지원금을 꼬박 꼬박 받아내면서도 사후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SK에너지는 브랜드 콜택시 사업인 NaviCall(나비콜)을 운영하면서 매달 수억원의 서울시 지원금을 받아 챙기고 있지만, 사후관리는 소홀히 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나비콜 등 브랜드 콜택시 운영과 사후관리에 대한 민원이 많이 접수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매주 TF팀을 운영해 콜사업자들의 민원처리 현황을 보고받고 그에 대한 시정과 대책 마련을 요구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SK에너지의 나비콜 등 브랜드 콜택시 사업자에게 택시 1대당 콜 단말기 장착비 20만원, 카드단말기 장착비 15만원, 매달 콜 운영회비 2만5000원, 카드단말기 관리비 1만원, 법인인 경우 통신비 5000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고장 등으로 인해 서울시와 콜 브랜드 사업자들에게 접수되는 건수는 지난 달까지 500여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SK에너지가 운영하는 콜 브랜드인 '나비콜'의 민원건수가 250여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비콜이 고장 민원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은 카드결제 시스템과 네이게이션이 연동돼 어느 하나만 고장나도 사용이 안되기 때문이다. 또 고장 민원이 접수됐는데도 길게는 3개월까지 수리를 미루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나비콜 브랜드 택시를 운영하는 김모(55)씨는 "나비콜은 네비게이션이 고장나면 결제까지 안돼 손해가 막심하다"며 "한번은 고장난 네비게이션을 떼가라고 요청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SK에너지측은 수리비로 김씨에게 5만원을 요구했다가 김씨가 항의하자 가격을 깎아 수리비 3만원을 받아갔다. 서울시의 지원으로 AS는 브랜드 콜택시 사업자가 무상으로 해주도록 돼 있다.
SK에너지측은 이에 대해 "이미 사업 자체가 SK M&C로 넘어가 관련 내용을 알 수 없다"는 태도다. SK에너지는 카라이프사업부를 통해 운영하던 '나비콜'을 SK그룹 마케팅을 일원화한다는 이유로 지난 1월 관련 사업을 SK M&C로 이관했다.
SK M&C 관계자는 "아직 관련 내용을 잘 모른다"며 "제기되는 민원들을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