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동양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등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동양그룹 사태가 증권은 물론 은행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고·중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하락으로 증권업계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 역시 동양그룹 사태가 한계기업으로 전염될 경우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3일 키움증권은 동양그룹 사태에 대해 위험자산 기피현상 심화를 유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동양그룹 사태는 일부 증권사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뉴스"라며 "중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떨어뜨림으로써 신탁, 채권형 펀드 등 자산관리시장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나아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게의 위험자산 기피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코스피가 2000 수준에 근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개인 일 평균 거래대금은 3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 급감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증권사들의 실적도 경상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양그룹 사태는 증권사의 자산관리시장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서 연구원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관리 분야는 채권형 중심의 신탁 시장으로 추가 성장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불완전 판매로 판명될 경우 증권업계의 신뢰도 악화로 채권과 신탁뿐만 아니라 주가연계증권(ELS), 채권형 펀드 등으로 활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한계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부실이 건설사, 부동산파이낸싱프로젝트(PF), 조선, 해운 등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한계기업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없다면 기업의 추가 부도로 인해 증권업계는 여타채권, 신탁 등에서 추가적인 직·간접적인 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동양그룹 사태가 은행에는 일시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동양그룹 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돼 CMA 등 증권사의 단기 자금이 은행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며 "하지만, 부실이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한계기업으로 전염될 경우 은행의 건전성은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동양그룹 사태의 근원적 문제가 부동산시장 침체, 소득 양극화, 주거비 급등과 같은 구조적인 내수시장의 장기 침체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이를 고려해 볼 때, 대기업 그룹의 추가 부실화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자료=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