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에게 쏟아낸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하소연

입력 : 2013-10-03 오후 1:45:47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십 몇 만원 전기세 못내 촛불을 켜고 살았다. 이것은 지금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서부이촌동의 주민의 일"
 
"돈 많은 사람들은 세금도 다 떼어먹는데 우리 같은 사람은 두 달만 안내면 전기건 수도건 모두 끊어버린다. 이제는 약 없이는 잠도 못 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효창주민센터 현장시장실에서 접한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지정으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각자 피해상황을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계자들에게 전했다. 그러면서 보상과 해결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서부이촌동 주민인 문 모씨는 "비대위활동을 하면서 협박과 폭력도 많이 받았다"며 "용역직원들에게 피해도 입었다"고 주장했다.
 
주민 임 모씨도 "7년 동안 개발 기다린다고 있는 돈 없는 돈 세금으로 모두 냈다"며  "아내는 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를 해야 하는데, 어차피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공시지가보다 조금 더 높게 받을 수 있겠지만 이제 가족들 먹여 살릴 생계비도 없다"며 한탄했다.
 
다른 주민 역시 "(채무와 관련해) 물론 주민들 불찰도 있겠지만 모두 2010년이면 이주 갈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자식들에게 용돈 준 사람, 사업에 투자한 사람 등 이런 상황이다 보니 3억원 이상 빚이 나온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사업중단으로 만기도래가 오는 집들은 더 이상 대출을 해주지 않으면 이제 경매로 넘어간다"며 해결책을 호소했다.
 
상가를 운영하는 정 모씨는 "78세 어머니가 초등학교에서 급식 봉사를 하면서 손에 쥐는 금액이 고작 16만원 이다"라며 "그런데 이마저 의료보험을 못 냈다는 이유로 의료보험공단에서 압류해 간다"고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 모씨 역시 "과거 몇 백만원씩 올리던 수익도 현재는 3만~4만원 파는 정도"라며 "하지만 세금은 깎아주는 것도 아니고 정해져 있는 것이다 보니, 월 700만~800만원 정도의 지출로 전셋집도 잃고 또 원금도 갚기에는 더 이상 돈이 없어 갚지도 못한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신용불량자를 만들어 놓고 어떻게 살라는 겁니까"라고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생과 사의 갈림길이다, 갈갈이 찢겨졌다 등의 말씀을 하셨는데 이 말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재산권이 막혔고 영업활동도 원만치 않는 상황이라는 점 상상이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제가 서부이촌동으로 가서 하룻밤을 주민들과 함께 자면서 문제를 공유하고 또 공감하고, 토로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장 무엇을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자주 소통하고 대책을 고민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사진=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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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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