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중국 대련의 부실채권에 167억원을 투자해 162억의 손실을 봤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캠코의 해외투자 심각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김기식 민주당 의원(정무위원회)이 캠코로부터 제출받은 '국외부실채권 투자현황' 자료에 따르면 캠코는 2007년 홍콩에 KGI(캠코 글로벌 인베스트먼트)라는 특수목적법인을 세워 국내 기관 투자자들과 공동으로 중국 동방자산관리공사 대련지사가 보유한 156개 기업 담보부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KGI가 동방자산관리공사로부터 인수한 총 금액은 557억(인수비용 36억 포함)원이다. 캠코는 2010년 12월까지 투자원금 전액 회수를 목표로 전체 부실채권의 30%에 해당하는 167억원을 전액 후순위채에 투자했다.
하지만 중국 대련의 부실채권에 투자를 한 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국제금융위기로 중국 시장이 침체됐다.
또 중국 최고인민법원 및 요녕성 법원이 국가 주요 자산의 매각 제한 및 지방정부 우선 매수권 부여, 외국투자자에 대한 이자 제한, 외국투자자 강제집행 금지령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회수 기간이 길어지는 등 투자금 회수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당초 예정보다 2년 반 이상 경과한 2013년 7월말까지 KGI가 총 629억원을 회수했음에도 불구하고 147억원의 관리비용과 선순위 투자자에 대한 이자비용 100억원을 지급해 실제 회수 금액은 382억원이다. 초기 투자금에서 남은 14억을 더해도 395억에 그치게 됐다.
문제는 캠코와 공동으로 투자한 흥국펀드와 BS저축은행은 투자원금을 모두 회수하고 각각 41억, 59억원의 이자수익까지 얻은 반면 캠코는 5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쳐 최종적으로 162억의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발생한 이유는 흥국펀드와 BS저축은행이 선순위, 중순위로 투자한 반면 캠코는 투자금 전액을 후순위채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캠코는 후순위채 인수 경위에 대해 "공기업인 캠코가 후순위채를 인수해 사업을 견인"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김기식 의원은 "국내 기관의 투자를 안내하겠다던 캠코는 원금의 97% 손실을 보고, 국내 기관들은 100억원의 수익을 거두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며 "해외투자 경험이 없는 금융기관의 리스크를 대신 떠안아주기 위해 후순위 투자자로 나선 것이라면 '금융기관의 봉' 노릇을 자임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