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달 완공한
현대제철(004020) 3고로가 실적 개선의 구원투수로 부상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는 전후방 산업 침체 여파로 수요가 감소한 데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국내 철강사 중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포스코(005490)도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실패했으며 영업이익률도 한 자릿수대로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제철 3고로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앞서 1, 2고로 완공 시 급격한 매출 증대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
아울러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가 강화되면서 경쟁사에 비해 수익성 개선 폭이 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가 전후방 산업 침체와 중국 저가 제품의 공세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완공한 현대제철 3고로가 실적 개선의 구원투수로 부상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 1월 고로 완공 이후 현대제철 2010년 매출은 10조1982억원, 영업이익 1조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0%, 78.5% 증가했다. 이어 2010년 11월 2고로 완공 이후 2011년에는 15조259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49.6%가 늘었다.
지난 9월 3고로가 완성된 올해는 매출 12조8280억원, 영업이익 6866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3고로 완공 1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매출 15조175억원, 영업이익 9932억원으로 전망돼 매출은 17.0%, 영업이익은 4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에서 시작된
현대차(005380)그룹의 수직계열화 구조는 더욱 탄탄해졌다. 1, 2고로가 완공됐던 2010년 현대제철의 내부거래 비중은 16.6%에서 2011년 24.5%, 2012년 30.5%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내부거래 전체 비중에서
현대하이스코(010520)와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8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현대차그룹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지적이 일기도 했다. 2009년의 경우 총 내부거래액 8929억원 중 현대하이스코와 현대·기아차가 7529억원을 차지했다.
최근 고부가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자동차강판의 경우 향후 현대제철 물량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13일 현대제철은 3고로 화입식에서 조원식 현대제철 기술연구소장(부사장)은 “현재 50% 수준인 현대·기아차에 대한 강판 판매량을 향후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강판 소비량은 연간 700만톤 수준인데, 이 중 현대제철이 380만톤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를 2015년까지 49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로서는 확실한 고정고객 확보와 더불어 국내 시장 점유율까지 끌어올리는 등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생산량의 증가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적개선 핵심은 수요 회복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올해만 해도 현대제철을 비롯해 포스코, 현대하이스코, 세아베스틸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이 잇따라 생산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연간 국내 쇳물 생산량만 800만톤 이상이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황 개선에는 수요회복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다만 철강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확실한 판매처가 확보된 현대제철의 경우 경쟁사에 비해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