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에 무반품장려금·재고소진장려금 요구하면 위법

공정위, 판매장려금 심사지침 제정.."납품업자 1조2000억 부담 절감"

입력 : 2013-10-07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성과장려금, 신상품입점장려금, 매대진열장려금만 '판매장려금'으로 인정하고 기본장려금은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또 무반품장려금, 시장판매가격대응장려금, 재고소진장려금, 폐점장려금도 판매장려금 범주에 넣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가 납품업자에게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재고나 반품비용을 떠넘기면 위법행위로 간주돼 앞으로 처벌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대규모유통업 분야에서 판매장려금의 부당성 심사에 관한 지침'을 제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심사지침은 8일부터 적용된다.
 
뉴스토마토 DB
 
판매장려금은 통상 유통업체와 납품업자가 연간 거래계약을 맺을 때 부속합의 형태로 체결하는 것으로, 본래 유통업체의 판매노력에 대해 납품업자가 '자발적으로' 대가를 지급한다는 의미를 띠고 있지만, 현장에선 납품대금 대비 일률적으로 징수하는 비용으로 변질돼 있다는 게 공정위 지적이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의 경우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판매장려금을 허용하고 있지만, 합리성을 따지는 판단기준이 명확치 않은 만큼 별도 심사지침을 만들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번 심사지침은 직매입 거래분야에서만 판매장려금을 수령하게 하고, 판매장려금 항목은 판매촉진 목적과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판매장려금은 대규모유통업체와 납품업자의 양쪽 이익에 균형되게 기여해야 한다고 명시해 판매장려금액이 납품업자의 판매이익보다 크면 위법으로 규정했다.
 
이와 더불어 유통업체와 납품업자가 협의한 매출목표에 미달한 경우라도 종전처럼 '목표 달성'을 이유로 유통업체가 납품업자에게 판매장려금을 받아가면 위법으로 간주하게 했다.
 
그밖에도 유통업체가 납품업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장려금 약정을 맺었는지, 약정범위를 넘어서 판매장려금을 수령하는지 여부도 법 위반을 판단하는 항목에 포함시켰다.
 
공정위에 따르면 전체 판매장려금 규모는 연간 1조4690억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1조2000억원 이상이 이번 심사지침 시행으로 경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납품업자가 부담하는 기본장려금 1조1793억원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정위는 "대형마트의 경우 영업이익에서 각종 판매장려급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53.8%~64.4%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심사지침 제정으로 납품단가 인하나 담합 등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 집중감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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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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