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의 '박원순 제압문건' 고발을 검찰이 각하결정한데 대해 민주당이 "수사의 ABCD도 지키지 않은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빠른 시일 내" 항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국정원 대선개입진상조사특위 소속 의원들은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이 제출한 문서 판독과 관련 문건만을 믿고, 강제수사권을 발동하지 않은채 관련자 소환 조사 한번 없이 각하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검찰의 이런 행태에 대해 "범죄 혐의자로 의심받는 당사자에게 '니네 물건인지, 아닌지'를 물어보고 아니라고 하니 혐의가 없다고 처분한 것과 다름 아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이번 각하가 "문건 작성자로 게재된 국정원 직원에 대해 단 한차례 소환조사도 못한 채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건의 진위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선 국정원의 메인컴퓨터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이 필수적인데도 국정원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지난 5월22일 민주당 고발 이후 지행된 수사라고는 유일하게 제보 문건에 대한 문서 검증밖에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또 "민주당에서는 국정원 자체 문건이 외부로 유출될 수 없어 다른 형태로 가공돼 나올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며 "'박원순 제압문건'의 경우 문건 공개 이후 약 50여쪽 분량의 서울시 검토보고서를 고발 대리인을 통해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바 있고, 그 내용 중 5~6 군데 이상의 문건 계획이 그대로 시행된 흔적이 발견된 바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각하된 문건의 핵심은 국정원 3차장 산하의 범죄 혐의에 대한 제보가 아닌 국내 정보파트인 2차장 산하의 국익전략실에서 작성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건 제보자는 '원 전 원장이 당시 국익전략실장에게 특별 지시해 작성한 보고서다. 원 전 원장이 조직 차원에서 정치개입 행위를 지시했음을 명백히 밝혀주는 자료'라는 메모를 남겼다"며 "이 문건을 통해 확인된 것은 2차장 산하에서 국내정치 현안 관련 대응 방향이 수립되면, 3차장 산하의 대북심리정보국의 인터넷 파트가 함께 공조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박원순 제압문건'과 '반값등록금 문건'을 통해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 불법혐의에 대한 수사의 단서를 제공한 것"이라며 "그런데도 검찰은 수사 단서로서의 가치를 부인한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