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놀라스코 등판에 따른 부담이 적잖았던 것일까?
LA다저스가 승부수를 띄웠다. 다저스는 8일 애틀란타와의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 당초 선발투수로 예상된 리키 놀라스코 대신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를 내세웠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열린 첫 경기의 승리 투수인 커쇼는 사흘 휴식 후 급하게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매팅리 감독의 선택은 여러모로 다저스에게 모험이다. 사흘밖에 쉬지 못한 에이스를 내보내는 것이 일반적인 투수 운용은 아니다. 게다가 다저스는 5전3승제 디비전시리즈에 2승1패의 상황으로, 이날 경기를 이기면 바로 챔피언십 시리즈(CS)로 진출하지만 만약 패하면 2승2패로 벼랑끝 상황에 몰린다.
◇해볼만한 모험이다
다저스가 당초 계획을 전격 변경한 이유로는 CS로의 직행 목적이 크다.
지난 7일 열린 3차전에서 다저스는 선발 투수로 등판한 류현진이 승리를 얻지 못했지만 팀은 대승하며 경기를 수월하게 마친 상태다. 게다가 놀라스코를 4차전 선발이라며 공식 기자회견까지 했다. 놀라스코의 등판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선발 투수를 경기 당일 오전 커쇼로 전격 바꿨다.
다저스가 커쇼로 선발을 변경한 이유로는 몇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놀라스코는 올해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16경기에 나서 '8승3패, 평균자책점 3.52'로 호투했다. 그렇지만 마지막 세 차례의 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2.75'로 부진했다. 이에 따라 놀라스코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리고 다저스는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애틀란타로 이동해 5차전을 치러야 한다. 적지에서 치르는 경기의 부담감을 안기보다 홈구장에서 경기를 끝내고 싶은 것이다.
커쇼는 올시즌 '16승9패, 평균자책점 1.89'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모든 선발 투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다저스가 4차전을 승리하면 CS가 시작되기 전까지 사흘간 휴식한다. 이 경우 그레인키와 커쇼가 각각 1·2차전의 선발 투수로 나서는 운용이 가능하다.
◇앞으로 류현진은 어떻게 되나?
만약 다저스가 4차전에서 종결짓고 CS에 진출할 경우 류현진은 3차전에 선발로 오를 확률이 높다. 1·2차전을 잭 그레인키와 커쇼가 등판하고 류현진이 오르는 시나리오다.
비록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3이닝 4실점'과 각종 실수를 범하면서 자주 흔들리긴 했지만 시즌 내내 꾸준했던 류현진의 활약을 특정 한 경기 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게다가 상대가 피츠버그가 아닌 세인트루이스가 되면 3차전 경기는 홈구장에서 치르게 된다. 객관적으로 피츠버그에 비해 전력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세인트루이스는 NL 승률 1위다.
CS 홈 구장은 정규시즌 승률에 따라 결정되는데 피츠버그가 아닌 세인트루이스가 올라오면 승률에서 밀린 다저스는 3차전을 홈경기로 하게 된다. 원정보다는 홈 구장에서의 강점이 강한 류현진에게는 좋은 구조다.
문제는 다저스가 5차전까지 애틀란타 상대로 경기를 해야만 하는 때다. 이 경우에는 5차전 선발로서 그레인키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반드시 이 경기를 이겨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오게 된다면 류현진은 1차전에 선발로서 나서게 될 확률이 꽤 높다. 놀라스코보다 류현진이 안정적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다만 류현진에게는 상대 팀에 따라서 경기 장소가 바뀌는 것이 부담이 된다. 세인트루이스가 진출할 경우 1차전을 원정 경기로 치르며, 피츠버그가 진출하면 1차전은 홈경기가 된다.
류현진에게는 피츠버그가 여러모로 유리하다. 홈 경기에서 강한 류현진의 지난 모습도 있지만, 피츠버그는 류현진에게 첫 승을 안긴 팀이다. 당시 류현진은 홈에서 '6.1이닝 6탈삼진 3피안타 2실점'의 성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