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이번주부터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되는 3분기(7~9월)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모멘텀을 회복시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분기 실적 전망 '우울'..금융주는 '화색'
올해 3분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지난 3개월간 꾸준히 악화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에 속한 기업들의 총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7월 초 5.1%로 예상됐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분기가 진행될수록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올해 3분기에는 기술주나 원자재주, 식품주의 총 수익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자재주의 경우 전체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 기술주와 식품주는 각각 1.2%, 0.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소매·유통주의 실적 전망은 5.4%로 플러스 성장이 기대됐지만, 지난 7월초 17.6%에서 크게 하락해 하향 조정폭이 가장 큰 업종으로 꼽혔다.
◇업종별 3분기 총 수익률 전망
금융주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올해 3분기 금융주의 총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역시 지난주 전망치인 6.2%와 지난 7월 초 전망치 8.1%에서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된 결과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모기지대출 및 리파이낸싱 수요 감소로 실적이 악화된 종목들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담 파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올해 3분기 어닝시즌 기업들은 매출 부문에서는 예상을 상회할 수 있겠지만 순이익 부문에서는 어닝쇼크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적 시즌 포문여는 '알코아'..공식 개막은 'JP모건'에 자리 내줘
미국의 3분기 어닝시즌은 8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가 첫 테이프를 끊으며 시작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의 알루미늄 가격 하락으로 3분기 실적 역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점쳤다. 알코아의 3분기 주당 순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1센트 감소한 6센트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알코아가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지난달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에서 퇴출되며, 이제는 다우존스 내에서 JP모건이 새롭게 실적 시즌 개막을 알리게 됐다.
하워드 실버블랫 S&P 다우존스 지수 애널리스트는 "본격적인 어닝시즌 내에서 일반적 회계연도 기준으로 첫 실적을 발표하는 종목은 JP모건"이라며 "이제부터 JP모건이 어닝시즌의 문을 연다"고 말했다.
지난 6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해왔던 JP모건은 오는 11일(현지시간)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앤드류 마르쿼트 에버코어 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JP모건의 3분기 주당 순이익은 기존 전망보다 0.15달러 증가한 1.4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난 2분기의 1.57달러보다는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오는 9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하는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는 4분기(7~9월) 주당 순이익이 1.47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1.39달러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24센트를 기록했던 기술주 마이크론테크놀로지(10일 발표)는 이번 분기에는 당기순익 24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지난 2분기 금융주의 강세로 기업 전체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시켰다"며 "올해 3분기에도 역시 금융주가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에너지주나 유틸리티주, 건설주 등은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3분기 어닝시즌, 국가 위기 사태에 '힘 못써'
투자자들의 관심이 온통 미 의회에 쏠린 가운데 3분기 어닝시즌이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일주일을 넘긴데다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사상 최초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3분기 어닝시즌의 전망이 밝지 않아 악재를 키우는 꼴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톰 시몬스 제퍼리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정부 셧다운의 종료와 부채한도 증액 여부에 고정됐다"며 "양당의 대치 상태는 이번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3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 기업들의 발표가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케네스 로버트 레지스터드 투자자문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S&P500 지수는 2.5%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아담 파커 애널리스트는 "현재 정부의 예산안이 큰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기술주와 산업주에서 모멘텀 회복 신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신흥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의 실적에 주목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번주에는 S&P500 지수 내 10개 기업을 포함한 33개의 기업들이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8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알코아와 염브랜즈를 시작으로 9일에는 코스트코와 패밀리달러, 10일에는 마이크론, 11일에는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가 각각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업 3분기 실적 발표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