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근. (사진제공=넥센히어로즈)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날씨는 흐렸지만 뜨거운 열기를 떨치지는 못했다. 시즌 막판까지 상위의 순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넥센과 두산은 가을야구 첫날 경기를 결국 끝까지 예측하지 못할 명승부로 엮었다.
하지만 승리는 오직 한 팀만 누릴 수 있다. 결국 준플레이오프 첫날 승리를 맛보며 미소지은 팀은 넥센이 됐다.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는 8일 오후 서울 목동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주장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에 3-4 승리를 거뒀다.
팀 창단 후 처음 가을야구를 맞는 넥센은 이날 이기며 5전3선승제로 치러지는 준플레이오프 경기의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반면 두산은 동점을 이루고도 끝내 추가점을 내지 못하면서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겼다.
선취점은 넥센이 기록했다. 톱타자 서건창이 두산 선발 니퍼트의 초구를 안타로 이으며 출루했고 도루로 2루까지 진루한 상황에서 상대 포수 실책, 좌익수 희생플라이가 이어져 손쉽게 홈을 밟은 것이다.
넥센은 2사 주자없는 상황에 니퍼트의 8구 직구를 중견수 뒷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한 박병호의 활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큰 아치를 그리며 날아간 이 홈런의 비거리는 125m로 기록됐다. 이날 전까지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의 홈런은 역대 9번 밖에 없던 진기록이다.
그렇지만 두산은 동점을 엮어 치열한 승부를 이끌었다. 2회 1사 이후 홍성흔의 안타와 이원석의 2루타로 만든 1사 2, 3루 득점 찬스에 정수빈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점수를 얻어낸 것이다. 내친김에 두산은 양의지도 좌전 적시타를 날리며 이원석을 홈으로 불렀다. 동점을 이룬 것이다.
이후 양팀은 한동안 점수를 내지 못했다. 넥센은 3회 2사 만루의 찬스를 놓쳤고 두산은 오재원의 도루 등으로 만든 1사 3루 기회를 연속 유격수 땅볼로 날렸다. 결국 2-2 균형 상황은 넥센이 6회말 깨냈다.
넥센은 박병호의 볼넷과 김민성의 땅볼로 엮어낸 2사 2루 무난한 기회에 이성열이 좌익수 왼쪽으로 적시타를 날리면서 추가점을 얻어냈다. 결국 두산 선발 니퍼트는 7회말이 시작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8회까지 3-2라는 점수가 이어지며 경기는 홈팀인 넥센의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9회 2사 이후로 두산이 동점 점수를 내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두산은 9회 2사 이후로 이원석이 안타로 1루에 나서자 정수빈이 큼지막한 2루타를 쳐내면서 동점을 엮었다. 정수빈은 홈으로 쇄도하는 이원석을 상대하는 사이 3루까지 바로 달려갔다.
넥센은 순식간에 동점과 2사 3루 실점 위기를 맞게 됐다. 넥센은 다만 다음 타자인 최재훈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으면서 추가 실점없이 이닝을 종결했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웃은 쪽은 결국 넥센이었다. 넥센은 9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유한준의 볼넷과 허도환의 희생번트, 서건창의 고의사구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두산 구원투수 윤명준은 흔들렸다.
두산은 마운드를 윤명준에서 정재훈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2사 2, 3루 위기를 맞은 정재훈은 이택근에게 끝내기 결승타를 내주면서 고개를 떨궜다.
승리한 넥센은 86.3%의 확률을 잡았다. 지난 1989년 처음 시작된 준플레이오프는 1차전을 이긴 팀이 19차례나 시리즈를 승리해 플레이오프 진출확률 86.3%를 기록했다. 반대로 패한 두산은 좁은 확률에 들게 됐음을 뜻한다.
이날 양팀 선발은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넥센 선발투수로 나선 나이트는 9회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6.1이닝 동안 7피안타 3탈삼진 2실점의 호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5볼넷 3탈삼진 3실점(3자책) 끝내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국 승리는 손승락이 따냈다. 한현희와 강윤구가 홀드를 기록했다. 반면 팀의 실점 위기를 만든 윤명준이 패전 고배를 마시면서 쓸쓸히 물러났다.
한편 양팀은 오는 9일 오후 2시 서울 목동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준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