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끝내 검찰로..셀트리온 매각 '적신호'

입력 : 2013-10-10 오후 3:23:28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이 끝내 검찰수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주가조작'이라는 중대범죄 혐의에 연루되면서 그가 주도하던 셀트리온 매각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시에 세계 최초 항체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세계시장 진출에도 일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램시마는 현재 유럽 시판을 시작으로 미국과 일본 등 공략 지역을 넓혀나가는 과정에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8일 서정진 회장과 김형기 수석 부사장, 박모 전직 임원 등과 회사법인, 비상장 계열사 법인을 시세조정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당국은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시세 조정이 이뤄졌으며, 허수주문과 고가매수 등의 주가 조작 수법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서 회장 등이 실적 논란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2011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셀트리온과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셀트리온 주가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낱 같은 희망이 좌절된 셀트리온은 관련 혐의를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은 공식 자료를 통해 “공매도 연계 투기세력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증선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혐의 또한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은 특히 “특정목적을 가지고 주가 형성에 인위적으로 개입한 적이 없고, 공매도 연계 투기세력으로 추정되는 매도물량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출회되는 경우에 한해 소극적으로 이를 단순히 매수했다”고 주장했다. 서 회장은 지난 4월 공매도 투기세력을 문제 삼으며 보유지분 전량을 해외에 매각하겠다고 밝혀 충격을 준 바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JP모간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마땅한 매각처가 떠오르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매각 철회를 비롯해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한 공동경영 등 갖가지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돌발악재까지 겹치면서 향후 매각 작업이 중대한 차질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 경영진이 연루되면서 관련 혐의 소명 등에 회사 역량을 투입해야 하는데다 당사자인 서 회장도 매각 등 경영 현안보다는 자신의 혐의 소명에 일차적 순위를 둘 것이 확실시돼 향후 매각 방향이 불투명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다 자칫 서 회장 등에 대한 범죄 혐의가 입증될 경우 도덕성과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돼 시장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보여 가격 면에서도 틀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지분가치 하락을 노린 매수처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서로 간의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측은 정상적으로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단 회사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이 부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매각 발표 6개월 만에 심각한 암초를 만난 것 같다.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램시마’의 세계시장 진출에도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현재 셀트리온은 글로벌 시장에서 램시마의 공급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6월 유럽의약청(EMA) 최종승인 후 EU 28개국과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 등 총 31개 국가에서 ‘램시마’ 판매에 돌입했다.
 
 
동시에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에도 착수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램시마’ 제품 판매 승인을 위한 임상시험 신청서류를 제출했다. 미국에 이어 일본시장에서도 ‘램시마’ 판매를 위한 허가 신청이 완료된 상황.
 
 
램시마에 대한 경쟁력은 이미 입증된 만큼 추진 중인 현안들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적지만 시장 신뢰에 타격을 입은 만큼 이 또한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 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기류다.
 
한편 이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는 M&A 작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램시마’ 역시 유럽에 첫 출하돼 현지에서 판매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가는 등 회사 경영이 계획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기설 등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음에도 불안은 여전했다. 또 여론의 동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전개될 검찰 조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시밀러의 선두주자로 각광 받던 셀트리온이 중대기로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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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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