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이효정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본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했다.
이로써 한은 금통위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한차례 인하한 후 5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가 동결을 결정한 배경은 대외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달로 예견됐던 미국의 출구전략이 연기된 것과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등 미국발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미국 정부의 예산안 및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불확실성 증대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한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변화 가능성 등을 꼽았다.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은은 낙관했다.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경제지표의 개선과 낮은 물가 수준으로 금리를 움직일 필요성이 낮아진 상태다.
지난 8월중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1.8%, 설비투자는 0.2% 늘었다. 이 기간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0.4% 증가했으며,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보다 43만2000명 늘었다. 다만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9월 중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5% 감소했다.
또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과 석유류 등의 가격이 내려가면서 14년 만에 최저치인 0.8%를 기록했다. 다만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6% 상승해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최근의 물가 상승률은 현재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범위(2.5~3.5%)를 밑도는 수준이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GDP갭(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간 격차)의 마이너스 폭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내년이면 물가안정목표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은은 이날 경제전망 수정치도 발표했다.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로 지난 7월 발표했던 수치와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은 3.8%로 종전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 등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더뎌지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내년 성장률) 3.8%는 성장 잠재력에 거의 상응하는 수치"라며 "이를 우리경제의 활력이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