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여비서를 추행한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서종렬 전 인터넷진흥원장(54)에 대해 피해자에게 총 2700여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단독11부 원정숙 판사는 서 전 원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여비서 J씨(31)와 그 남편이 서 전 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서 전 원장은 J씨에게 2530만원을, 남편에게 2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원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업무·고용 관계로 인해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원고를 위력으로 추행했고 형사항소심 재판에서 범행사실을 인정하기 전까지 줄 곧 범행사실을 부인하며 주장을 다퉈왔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원고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는 금전으로나마 그 피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원 판사는 "서 전 원장의 가족들이 집에 찾아와 합의를 종용해 이사를 했다며 청구한 이사비용과 중개수수료 355여만원은 피고의 업무상 추행행위로 인한 손해라고 보기 어려워 받아들일 수 없다"며 J씨측의 청구금액을 모두 인정하지는 않았다.
서 전 원장은 지난해 6월15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J씨와 업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다가가 두 팔로 J씨를 껴안았고, 잠시후 다시 J씨를 불러 뒤에서 껴안고 목 뒷부분에 입을 맞추었다.
J씨가 서 전 원장을 형사고소하자 서 전 원장은 범행사실을 부인하며 J씨가 증거로 제출한 녹음파일이 잘못되었다는 취지로 적극적으로 다투었고, J씨를 맞고소 하겠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서 전 원장은 1심 형사재판에서 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징역 5월을 선고받았고, 이후 항소심에서는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