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통계청이 조사해 발표하는 가계통신비가 현실과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신서비스 이용 비용은 지나치게 많이 집계된 반면 통신장비 비용은 지나치게 적다는 것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권은희 의원은 이동통신 3사의 요금고지서를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가계 통신비에서 통신서비스가 차지한 비용은 11만978원, 통신장비 비용은 4만1046원으로 조사됐다고 10일 밝혔다.
하지만 같은 기간 통계청이 발표한 통신서비스 비용은 14만6059원으로, 통신장비 비용은 5964원으로 집계됐다.
권 의원의 집계와 비교하면 통신서비스 비용은 24% 많은 반면 통신장비 비용은 6의 1 수준이다.
◇통계청 가계통신비와 이동통신 3사 요금고지서상 가계통신비 비교표.(자료제공=권은희 의원실)
권은희 의원은 고객이 부담하는 휴대전화 단말기 대금에 이통사의 막대한 보조금이 반영된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가계통신비에서 단말기 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또 앞으로 스마트폰 가입자의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국민의 휴대전화 단말기 할부금 부담액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 의원은 "높은 물가로 가계 주름살은 깊어지고 있는데 정작 정부의 조사방식에는 이러한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가계통신비 수준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국민의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해온 통신장비 항목이 실제 휴대전화 단말기 할부금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해, 높은 스마트폰 가격이 가계통신비 증가의 요인으로 인식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권 의원은 "정부가 실효성 있는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통계청, 이동통신사, 제조사 등 모두가 참여하는 범부처 가계통신비 TF를 구성하여 정책수립에 기반이 되는 기초 통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