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광주 경찰’ 발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해지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아 반감을 키우고 있다.
국정조사 청문회의 최고 스타는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었고 최악의 망신은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의 ‘광주 경찰’ 발언이었다.
19일 2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조명철 의원은 권 전 과장에게 “동료 경찰들은 (수사 외압에 대해) 다 부인하고 있는데 구체적이지 않은 근거로 혼자 주장하고 있다”며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라고 질의했다.
이어 조 의원은 “권은희 과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돼 나온 발언에 대해 광주의 딸이란 말이 붙는다. 이상하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사진=김현우 기자)
조 의원의 광주 비하, 지역감정 조장 발언에 대해 비판 여론이 격해지자 새누리당은 수습에 나서는 듯 했다.
지난 21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황우여 대표가 “우발적인 발언이라 하더라도 여야 간에 국민통합을 해칠 우려가 있는 지역적 민감 발언이 있었던 점을 당대표로서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론 등에서는 황 대표가 ‘광주의 경찰’ 발언에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 후에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광주 발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23일 열린 국정조사 결산 보고서 회의에서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이 광주의 딸이라고 했다. 이런 발언들 자체가 지역 감정 조장해서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 절대로 해선 안될 말들을 서슴없이 했다”며 ‘광주 경찰’ 발언을 옹호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조명철 의원은 민주당이 (광주의 딸이라고) 한 걸 인용하면서 그렇게 하지 마라는 뜻이었다”며 “대한민국 경찰로 행동해달라고 한 것에 어떻게 지역감정을 들먹이는 것이냐”고 항변했다.
조 의원의 ‘광주의 경찰’ 발언 파장은 확대되고 있다.
민주당은 조명철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조 의원 제소에 대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진골TK’로 지칭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 대통합 약속과 어긋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자랑스럽다는 뜻의 ‘광주의 딸’과 비하의 뜻이 담긴 ‘광주의 경찰’을 같은 뜻이라고 주장한다면 호남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새누리당이 사과만 하면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일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