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美 부채협상 낙관론 '솔솔'..디폴트 위기 모면하나

입력 : 2013-10-11 오후 9:09:47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앵커: 미국 의회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지만 점차 이견을 좁혀가며 디폴트를 피해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기자, 요즘 시장의 최대 관심사가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 문제인데요, 오늘 새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회동을 가졌다죠? 주목할 만한 내용이 있었나요?
 
기자: 네, 미국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4시35분, 우리시간으로는 오늘 새벽 5시30분 무렵인데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20여명의 공화당 지도부가 회동을 가졌습니다.
 
대화는 약 90분 간 진행이 됐는데요, 이후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좋은 만남이었지만 특별한 성과는 얻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공화당이 부채한도 증액 협상 마감 시한을 6주 가량 연장하는 단기 증액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이에 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했던 공화당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셧다운 문제와 부채한도 증액 문제를 동시에 처리하기를 원했다"며 협상 결렬의 배경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화 분위기는 좋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공화당 의원들이 대부분 "건설적인 대화였다"는데 동의를 표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모두 지속적인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향후 협상의 여지도 남겨놨습니다.
 
앵커: 끊임없이 평행선을 걸었던 정치권이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건데요, 서로의 입장만을 주장하던 상황에서 유화적 제스처가 나오는데까지는 공화당의 입장 변화가 컸죠?
 
기자:네, 지금까지 공화당은 예산안이라던지, 부채한도 증액문제를 오바마케어와 정부의 지출삭감 문제와 연계시켜왔습니다. 때문에 양당은 2013회계연도가 마감되는 지난달까지도 정치 공방을 지속하다 결국 지난 1일부로 일부 업무가 중단되는 셧다운을 맞았습니다.
 
이에 따라 예산안과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모두 불발돼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는데요, 하지만 최근 공화당은 부채한도 단기 증액안 등 절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은 이날 있었던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에 앞서 17일까지인 부채한도 증액 마감시한을 4주에서 최대 6주가량 늘리는 내용을 제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여기에는 오바마케어 수정 등 어떠한 조건도 걸지 않아 양당의 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이렇듯 공화당이 입장을 선회한 것은 여론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공화당의 지지율은 28%로 지난 199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내년에는 하원 선거가 있는 만큼 공화당에 대한 비난 여론을 최소화해 선거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앵커: 공화당이 비난 여론을 의식하고 협상 타결을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긴데요, 정말로 디폴트가 현실화 될 경우에는 어떠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나요?
 
기자:네, 앞서 미 연방예산국은 17일 기준 연방 정부의 현금 재정 잔고는 30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이 때까지 부채한도를 늘리지 못한다면 22일과 31일의 채무 상환이 불발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부채 한도 증액에 실패할 경우 정부 지출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데요, 국채 소지자들에 대한 이자 지급과 연금, 공무원 월급, 학자금 보조 등이 모두 중단되게 됩니다.
 
또한 디폴트로 미국이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게 될 경우 국채 이자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하는 주택 모기지, 자동차와 학자금 대출, 신용카드 등의 모든 이자율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미국의 디폴트는 비단 미국 국내적 이슈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데요,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한 전문가는 미국의 디폴트는 세계 경제에 수소폭탄 급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지난 2008년의 리먼브라더스 사태보다 더 큰 충격을 전세계 금융시장에 안겨줄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디폴트가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면에서 외부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계속 이어지고 있죠?
 
기자:네, 부채한도 증액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자 조속히 관련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국내외 인사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날 잭 루 재무장관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상원 재정위원회 청문회 증언에 앞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루 장관은 "부채한도 증액 실패는 금융시장 뿐 아니라 미국인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협상을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IMF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역시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 협상 실패는 디폴트와 경기 대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전 세계 경제에는 또 다른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디폴트 직전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신흥국에는 실질적인 충격이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대로 글로벌 금융시장도 미국의 디폴트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정부의 협상 교착으로 금융 시장도 부담스러워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시장의 반응을 어떤가요?
 
기자:네, 미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의 결론을 도출해 낼 것이란 낙관론에 이날 금융 시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오늘 새벽 마감한 뉴욕 증시는 모두 2%가 넘는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제안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협상 타결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기대감이 더 힘을 받으며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올랐습니다.
 
유럽 증시도 상승하고 있으며, S&P와 나스닥 선물 지수도 강보합권을 가르키고 있습니다.
 
실제로 헤지펀드를 비롯한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는데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클 수는 있겠지만 증시는 결국 오를 것이란 설명입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차익 실현보다는 지금의 리스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달러 강세도 이어졌는데요, 이날 달러/엔 환율은 98엔을 줄곧 웃돌며 사흘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앵커: 미국 정치권이 정쟁을 끝내고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지켜봐야 겠군요. 김기자 감사합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진양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