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원자력발전소 납품비리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검증을 맡기기로 한 업체가 원자력 검증과는 무관한 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회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정희(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품질서류 제3기관 재검증 용역을 통해 국제 공개입찰로 선정한 로이드 레지스터社는 선박 제품 검증업체로 원전 검증실적은 전무했다.
전정희 의원은 "정부가 원전 검증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며 평가위원회까지 구성해 로이드社를 낙찰했지만 이곳의 기술실적서를 검토해보니 2005년부터 올해 3월까지 수행한 기기 검증 실적은 모두 선박용 기기에 대한 시험이었다"며 "원자력과 무관한 선박용 기기 검증 경험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능을 위조한 부품을 사용한 사실이 적발돼 가동을 멈춘 신고리 원전1호기(사진제공=뉴스토마토)
전 의원은 또 "아무리 단순한 재검증 업무라도 원전과 원자력 기기에 대한 높은 수준의 기술역량과 오랜 경험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내진검증과 LOCA(Loss of Coolant Accident) 시험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업체가 어떻게 국내 모든 원전을 재검증하겠다는 것인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더욱이 앞으로 로이드社 꾸릴 '제3기관 전담팀' 34명 중 해외인력은 5명 뿐"이라며 "국내 인력으로 충원되는 전담팀인데 해외기관을 선정하는 게 무슨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전정희 의원은 "250년 역사의 세계적인 검사기관이고, 영국 본사에 원전 분야만 200명 이상의 공인검사관이 있으면 무슨 소용이냐"며 "우리나라에 그들의 인력과 경험, 기술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간판만 영국 로이드社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로이드 레지스터社는 10월 중순부터 2015년 10월까지 국내 원전 품질서류의 위조 여부를 확인하는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산업부가 지난 8월부터 한 달간 실시한 국제 공개 입찰에서 기술성평가와 가격평가 합계에서 최고 점수를 얻어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