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中 CPI, 7개월만에 다시 '3%대'..정책 방향 어디로?

입력 : 2013-10-14 오후 3:51:46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물가 상승률이 7개월만에 다시 3%대를 넘어섰다. 수급 불균형에 식품 가격이 들썩이면서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이에 4분기부터 물가 오름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며 중국 당국의 통화 정책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中 9월 CPI 3.1% 상승..7개월來 3%대 재진입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의 2.6% 상승은 물론 사전 전망치 2.9%를 모두 웃도는 것으로, 지난 2월 이후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이로써 중국 물가는 7개월만에 다시 3%대에 진입했지만, 올 초 중국 당국이 제시한 3.5% 상한선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식품 가격이 6.1%나 급등했고, 비식품 가격 역시 1.6% 올랐다.
 
반면 같은달 생산자물가지수는(PPI)는 1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하락세는 직전월에 비해 다소 둔화됐다.
 
9월 PPI가 전년 동기 대비 1.3% 내려 시장 예상치 1.4% 하락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중국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 
(자료=중국 국가통계국)
 
◇황금 연휴에 오르고, 태풍에 뛰고..식품가격 '들썩'
 
지난달 중국 물가가 급등한 요인은 중추절·국경절 특수로 식품가격이 들썩였기 때문이다. 특히, 채소 가격은 18.9%나 올랐고, 육가공품 물가는 6.6%나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왕젠후이 중국 서창증권연구소 부소장은 "중추절 및 국경절 연휴로 물가가 올랐다"며 "소비품과 생활용품 가격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매년 9~10월 중국 식품 가격은 국경절 특수 등에 힘입어 대체로 상승 곡선을 그린다. 앞서 중국 상무부가 36개 대·중소 도시를 대상으로 진행한 지난주(10월1~7일) 조사에서도 농산물 도매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했고, 그 중 돼지고기와 야채 도매 가격은 각각 0.3%와 3.2% 뛰었다.
 
팅루 BoA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기저효과와 계절적 요인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며 "이는 미국 물가가 추수 감사절을 앞두고 오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식품 가격 상승세는 지난달 재 19호 태풍 '우사기'가 중국 남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더 가팔라진 것으로 해석된다. 황금연휴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주요 농산물 재배 지역이 태풍 피해를 보면서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팀 콘든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물가는 단기적인 식품 '공급쇼크'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팅루도 "지난달 중국이 중추절을 맞은 가운데 홍수와 거센 태풍으로 물가가 요동쳤다"고 진단했다.
 
◇4분기, 물가 더 오른다..中당국, 완화카드 '만지작'
 
CPI 2%대 시대가 무려 7개월 만에 막을 내리자 향후 중국 경제 전망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정책 당국의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하되 필요 시 '미니 부양책' 등과 같은 미세조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과거사례를 살펴보면, 중국 정부는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설 경우 통화량을 조정해나가곤 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이후 물가상승률이 3.2%까지 치솟자, 인민은행은 사흘간 환매조건부채권(RP)을 발행해 시중 자금을 흡수하기도 했었다. 당시 중국 당국의 정책 기조가 긴축으로 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에 힘을 실었던 것이다.
 
다수의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올 4분기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3.3% 오르게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저우하오 ANZ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식품 가격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해 10월 물가 역시 3%를 훌쩍 웃돌 것"이라며 "향후 몇 개월간 통화 정책은 긴축에 치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쯔웨이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물가가 4분기에 추가로 상승하고 내년에는 정부 상한선인 3.5%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며 "기준 금리가 3%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다 물가 압력까지 더해져 당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여지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공산당 18기 3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제 3차 전체회의) 이후 정부 정책 기조는 긴축으로 완전히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중국 물가가 정부 공식 목표치에 이르지 않는 한 정책 방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장판 UOB케이히안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 물가는 여전히 정부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조정 등에 나설 만큼 충분히 높은 수준이라 볼 수 없다"며 "향후 통화당국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훼이용 신은만국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인플레이션 상황은 여전히 통제 가능한 수준에 있고 중국 경제는 여전히 과잉생산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앙은행은 중립적인 통화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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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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