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미움 산 동아ST, 한미약품 악몽 재연

입력 : 2013-10-14 오후 4:42:14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대한의사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동아ST 매출이 최근 들어 급감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한미약품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한편 보복에 나선 의사협회 측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0년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의사들로부터 처방 불매운동에 처해져 창립 이래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동아ST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14일 동아ST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 1086억원에서 4분기 1068억원으로 1.66%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매출 감소세는 이어졌다. 올 1분기 987억원에서 2분기 921억원으로 6.69%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상위 10대 제약사 처방액 증감률에서 동아ST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전년 대비 무려 19.2% 줄었들었다.
 
동아ST와 의사협회 간의 갈등은 지난해 10월 검찰의 리베이트 수사 직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동아제약 영업사원이 리베이트 목록이 담긴 장부를 검찰에 넘기면서 의사들의 집단반발이 일었다.
 
검찰수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30일 동아ST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의사들에게 최대 3000만원의 벌금형과 수천만원에 이르는 리베이트 제공 금액에 대한 추징형을 선고했다.
 
의사협회는 즉각 반발했다. 의사협회는 판결 직후 성명서를 통해 “11만 의사들을 범법자로 몰아가는 동아제약은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대한의원협회는 한발 더 나아가 ‘동아ST 약 처방 금지’를 회원들에게 촉구하며 사실상 보복에 들어갔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합법적인 영업활동이라 해놓고 법정에 가서는 리베이트라고 인정하는 동아ST의 의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3년전 의사들을 범법자로 몰아간 한미약품 사건을 잘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한미약품은 의사들의 처방 불매운동으로 2010년도 매출 규모가 급감하면서 업계 5위권으로 추락했다. 2010년도 매출은 5946억원으로, 2009년 대비 3.5% 줄었다.
 
특히 2010년도 하반기 의원급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줄었다. 업계에서는 리베이트 쌍벌제 여파로 한미약품 측이 직간접적으로 입은 손실 규모가 1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리베이트 책임을 거래 관계에서 상대적 약자인 제약사 탓으로 돌리며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의사들의 행태에 대한 지적도 끊이질 않고 있다. 한마디로 갑질 관행이 의사들과 제약사 간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잘못에 대한 반성은커녕 거래 상대방에게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사람들이 과연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질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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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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