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노인들의 실제 관심사가 무엇인지 관심이 없는 게 아닌가요?", "정부 기관과 관련 단체, 전문가들이 모여서 '나 잘했다'고 자랑하는 게 노인들 피부에 와 닿는 건가요?", "한국은 70세가 넘어도 돈을 벌어야 합니다. 용돈을 벌 수 있는 IT 교육은 없나요?", "우리에게 창업을 하라는데 금융기관에서는 나이가 많다고 돈을 빌려주지 않아요.", "노인이란 용어는 우리들의 자신감을 잃게 하는 용어 아닌가요.", "지방에서는 이런 행사가 있는지도 몰라요."
지난 2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개최한 '창조경제 실현과 고령화 문제 극복을 위한 디지털 에이징(Digital Ageing) 심포지엄'에서는 이 같은 노인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번 심포지엄은 미래부와 정보화진흥원이 디지털 에이징의 추진 현황과 사례, 향후 과제 등을 소개하고 토론을 통해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자화자찬식 발표와 실효성 없는 토론이 이어지면서 빈축을 샀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한 어르신은 "행사 내용이나 나눠준 책자를 보니 전부 영어로 돼 있다"며 "에스엔에스, 디지털에이징 같은 단어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용어"라고 지적했다.
서울 강동구에 산다는 어르신은 "우리의 관심사는 대부분 일자리"라며 "정부가 만든 자리에서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니, 자신들이 속한 곳의 실적 발표하는 게 대부분이어서 실제로 노인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에 행사 관계자들도 진땀을 뺐다.
이날 토론 좌장을 맡은 최재성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은 어르신의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정보기술(IT) 경쟁력을 높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지만 처음이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복자 인하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교수는 "어르신들이 원하시는 게 있으셨을 텐데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특히 일자리에 관련한 시원한 답을 가져오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진 미래부 정보문화과 과장은 "미래부는 내년부터 고령층의 지혜와 경륜에 ICT를 접목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중기청은 물론 지자체와도 협력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9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서울 무교청사에서 개최한 '디지털 에이징 심포지엄'에서 디지털 에이징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복자 인하대 교수, 이기민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사무총장, 최재성 연세대 교수, 나솔인 복지네트워크협의회 유어웨이 이사장, 김형래 시니어파트너즈 상무, 박성진 미래창조과학부 정보문화과 과장. (사진=김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