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은 미국 시카고 대학교의 유진 F. 파마 교수와 예일 대학교의 라스 피터 한센 교수, 로버트 J. 실러 교수 등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시장의 자산가격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공로로 이들 3명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유진 F. 파마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라스 피터 한센 예일대 교수, 로버트 J. 실러 예일대 교수(왼쪽부터)(사진제공=각 대학 홈페이지)
노벨위원회는 "주식과 채권 가격의 등락을 단기적으로 예측하긴 어렵지만 3년~5년 정도 장기적 가격을 전망하는 것은 가능해졌다"며 "이런 놀랍고 모순적인 연구가 이들에 의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유진 파마 교수는 시카고 대학을 졸업 후 박사학위 논문으로 쓴 '효율적 시장가설'에서 어떤 뛰어난 전문가라도 전체 시장의 합리적 판단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그는 "합리적이고 정보에 민감하며 지적능력을 갖춘 개인이 모인 효율적 시장에서는 모든 자산가격 정보가 시장에 그대로 반영된다"며 "이런 주식시장에서 현재 주가는 시장의 모든 정보가 반영된 것이므로 어떤 예측도 이를 능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파마 교수는 단편적 예측에 의존하는 개인이 시장에서 수익을 얻으려면 다양한 분석을 통해 주식을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포트폴리오 이론'을 개발했으며, 미국 비즈니스 잡지인 포춘은 그를 '주식계의 솔로몬'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유타 대학교와 미네소타 대학교를 졸업한 피터 한센 교수는 경제학과 통계학을 접목한 계량경제학의 대가로, 거시경제가 자산가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찰했다.
그는 시장의 복잡한 정보 속에서도 개인이 최적의 결과를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석했으며, 순간적인 선택이 어떻게 유의미한 결과가 되는지 입증하려고 노력했다.
한센 교수는 "즉흥적인 판단도 통계적 의미에서는 의미 있는 투자가 될 수 있다"며 "시장이 합리적이고 경제주체가 이성적이라면 자산의 시장가치와 미래에 일어날 일을 합리적으로 예측하고 어떤 사건이 발생할 확률도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버트 실러 교수는 정부정책의 무용론을 주장하며 시장경제를 옹호한 합리적 기대이론을 반박했다. 그는 개인이 실제 무엇을 하는지 관찰해 경제를 분석하려 한 행동경제학자로, 수년 전부터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로 불리며 학계의 기대를 받았다.
실러 교수는 "주가는 변동성이 워낙 커 개인이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자산가격을 경험적 접근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주창했다.
실러 교수는 미국 대도시의 집값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인 '케이스·실러 지수'를 개발한 인물로도 유명하며 인간의 비합리적 충동이 시장 등에 미치는 악영향을 연구해 미국 금융 위기 전부터 미국의 경제위기를 예측한 극소수의 경제학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3인은 스웨덴 돈으로 800만크로나(한화 약 13억2100만원) 상당의 상금을 나눠 받을 예정이다.
이날 경제학상 선정에 따라 올해 노벨상 6개 부문 수상자가 모두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