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포스코(005490)가 4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클럽 재진입에 실패할 것이 유력시된다.
철강 업황 회복세가 더딘 데다 판매가격은 떨어지고 원재료 가격은 상승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해서도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 여기에 계절적인 비수기 영향과 지난 8월 정부의 절전 정책에 동참하면서 생산량도 크게 줄었다.
다만 4분기에는 3분기에 비해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일정 부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3분기 개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7조7545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29.9% 감소한 4974억원으로 전망됐다.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액 15조3745억원, 영업이익은 69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 40.7%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의 하락율이 눈에 띈다.
3분기 실적 악화의 주범은 롤마진(Roll margin) 축소로 분석됐다.
롤마진은 철강제품 톤당 판매가에서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을 뺀 값으로, 보통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롤마진이 적을수록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된다.
3분기 포스코의 탄소강 판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톤당 약 2만원 하락한 반면 철광석 등 원재료 비용은 톤당 약 1만원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2분기 대비 롤마진은 톤당 약 3만원 하락할 것으로 집계됐다.
탄소강 외에도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자동차강판 가격이 국내 대형 공급사별로 가격 인상과 인하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뚜렷한 인상 효과를 누리지 못했고, 선박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후판의 경우 빨라도 4분기부터 인상 가격이 반영될 것으로 보여 3분기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되질 못했다.
또 냉장고, 세탁기 등 주로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냉연강판의 경우 8월 중순 톤당 2만원 가량 가격을 인상했지만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유통시장에서는 아직 가격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년 동기 대비 생산량도 감소하면서 수익성 하락을 부채질했다.
지난 8월 정부의 절전 정책에 동참하면서 하반기 설비 보수를 8월에 집중해 고정비가 상승한 데다, 같은 달 발생한 광양 제2제강공장 화재로 10여일 넘게 설비 가동이 중단되면서 3분기에 계획했던 870만톤 중 약 20만톤 가량 생산량이 줄었다.
이와 함께 3분기 내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점도 부진에 한몫 했다. 포스코의 경우 수출 비중이 전체 생산량의 절반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에 따른 여파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철강업황 부진과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보유지분 및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호주 구리 광산업체인 샌드파이어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2370만주(15.52%)로, 약 1500억원 규모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보유하고 있던 SK텔레콤 주식 57만여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해 1280억원을 현금화했다.
또 지난달 12일에는 자사주 249만3274주(2.86%)를 역시 블록딜 형태로 매각해 현금 8000여억원을 확보했으며, 지난 6월에는 1조원의 영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반면 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에프앤가이드는 포스코의 4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8조156억원, 영업이익은 6694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하고 영업이익은 약 77% 가량 개선된 수치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철광석 계약가격은 톤당 118달러로, 3분기 대비 6.4%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원료가격 하락으로 4분기 조강 톤당 원가는 2만원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가하락이 4분기 실적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