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18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장학재단 국정감사는 곽병선 이사장의 정진후 정의당 의원(사진)에 대한 협박·압박성 전화통화 문제가 제기돼 시작 30여분만에 감사가 중단됐다.
정진후 의원은 감사가 시작되자 신상발언을 신청했다. 정 의원은 이경숙 전 이사장이 업무추진비로 개인의 인맥관리를 위한 꽃선물을 300여차례나 발송했다는 점을 지적할 예정이라 이에 대한 보도자료를 한국장학재단에서 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에게 전날 참고용으로 보냈는데, 곽 이사장이 정 의원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협박 및 압박성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정 의원은 "제 보좌관과 30여분 가량 통화하면서 국감 지적사항에 대해 사실상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며 "국감을 받기 전 이래라 저래라 하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더 황당한 건 저에 대해 '요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전교조에서 활약하신 분 아니냐'며 '정 의원님 의정활동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면서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래서 이를 문제로 삼자 곽 이사장이 다시 전화를 걸어서 "'나는 새누리당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그리고 평소 정 의원의 의견이 내 의견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면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곽 이사장의 이러한 전화에 대해 정 의원은 "명백한 국감 방해 행위"라면서 "피감기관의 장이 국감에서 의원의 활동을 문제 삼아서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의원의 과거까지 들추냐"고 따졌다.
정 의원은 "사실상 저는 이게 협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것을 보면서 국감에 어떻게 제대로 긍지를 가지고 임할 수 있겠나. 이건 제 문제가 아니고 상임위 및 국회 전체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래야지 국민이 부여한 국회 국감의 취지가 살아날 것"이라고 신학용 위원장에게 요구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신 위원장은 "국회의 정당한 직무활동에 대해서 공공기관의 수장으로 도저히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하셔야 된다"고 곽 이사장에게 말했다.
그러나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저는 사과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정회를 하고 이 사태에 대해서 상임위 차원의 대응방안을 협의해야 한다고 본다. 정회를 요청한다"고 강하게 요청했다.
이에 곽 이사장은 "방금 정 의원님이 말씀하신 것은 사실이다. 정 의원께서 그렇게 불편하게 생각하실 수 있게 된 데 대해 이 자리에서 사과를 드리는 바이다"라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협박이라든가 압박성 의도로 말씀드린 건 전혀 아니고 다만 그 사안이 우리 재단의 이미지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그에 대해서 이해를 구하기 위한 설명을 드리기 위해서 그랬다"며 "선의"였다고 해명했다.
이 말을 들은 정 의원은 "국감에서 지적을 받으면 기관장으로서 전임자에 대한 생각을 말씀하시고 이후 재발방지책을 말하면 된다"면서 "그러나 제가 전교조 활동을 했다는 것과 제가 지적하는 내용과 뭐가 연관성이 있냐"고 되물었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이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제가 더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사과하는 태도에 있다. '선의였다. 불편하게 했다면 죄송하다'는 것이 절대로 사과일 수 없다. 불편하게 한 것에 대한 사과라면 문제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고 호도하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국감의 피감기관장이 해당 의원실에 전화해서 저런 언행을 했다는 것은 국감 자체를 부인한 것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것은 여당이 보기에도 중대한 문제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정회를 제안했다. 그리고 이를 신 위원장이 수락해 감사는 중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