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34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가족에게 언제나 미안했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내정자가 6일 국회 인사청문회 도중 '아들' 얘기가 나오자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원인 제공자는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이었다.
임 의원은 "윤 내정자의 부인이 서울 삼청동 주택을 딸에게 변칙증여했고, 부인이 지난 8월 경기도 양평에서 매입한 농지도 현재 전원주택단지로 개발됐다"며 변칙증여 의혹과 부동산투기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이에 윤 내정자는 "34년 공직생활 하면서 가족에게 언제나 미안했고 이번 일로 집사람에게 미안하기 짝이 없다"며 "(집사람은) 아무 것도 가진 것도 없고 개인 사정으로 인해 가슴에 병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집사람이) 가슴앓이를 하는데 봄되면 채소도 심고 가꾸는 게 취미며 워낙 예민해서 부동산투기의 '투'자도 듣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며 "집사람한테 미안할 뿐이다. 이 자리를 빌려 정말 집사람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시했다.
이후 돕겠다고(?) 나선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의 발언이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 되고 말았다.
진 의원은 여러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공직에 다시 나온 만큼 공인이라는 생각으로 다 말씀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 의원은 "부인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고 공직 은퇴 후 정원에서 야채 재배를 하며 아픈 가슴을 달래려고 한 것 같은데 털어놓고 이야기 하는 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킬 것 같다"고 말한 뒤 "아드님이 계셨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 내정자는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감정이 북받친 듯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청문회장은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지켜보던 공무원들 중에는 같이 눈물을 훔치는 사람도 있었다. 청문회 이후 "이렇게까지 해서 장관을 해야하나..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하는 공무원이 많았다. 공직자로서 동병상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도와 주려다 오히려 난감해진 진 의원은 "죄송하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안정되는대로 (답변을) 달라"며 수습했다. 윤 내정자는 잠시 동안 감정을 추스리고 다시 질문에 답했다.
윤 내정자의 가족은 1남1녀였으나 아들은 서울대 법대 재학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부인의 가슴앓이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딸은 현재 하버드 로스쿨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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