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안 받았다는 朴, 선거 도운것 더 명백해지는 국정원

입력 : 2013-10-21 오후 1:15:21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으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은 적 없다"고 했지만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을 위해 복무한 추가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계속 커지고 있다.
 
인터넷 게시글과 댓글 및 찬반 의견 표시로 대선에 개입해 검찰로부터 기소된 국정원은 지난해 9월 1일부터 12월 18일까지 무려 5만5689회에 걸쳐 트위터에 직접 글을 올리고 RT, 리트윗 등의 방식으로 대선에 개입했다.
 
이는 석 달여 기간 동안 하루 평균 51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지난 6월 검찰 기소로 밝혀진 인터넷 게시글 1977개(대선 직접 언급은 73개), 찬반 클릭 1744회보다 15.1배나 많은 규모다.
 
국정원 사건을 수사 중인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은 이를 포착, 국정원 직원 3명을 체포해 조사한 뒤 공소장에 이와 같은 사실을 적시한 것이다. 법원은 30일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헌정사 최초로 국정조사까지 이어졌던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이 그야말로 새 국면을 맞이한 셈이다. 최소한 박 대통령이 국정원에 도움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하더라도, 국정원이 대놓고 박 대통령 선거운동을 벌인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기간 트위터에서 국정원은 박 대통령에 대한 찬양 및 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비방글을 올리는 수준을 넘어 박 대통령 후원계좌를 홍보하는 등 마치 '박근혜 온라인 선거팀'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이러한 내용을 혐의에 추가한 윤석열 팀장은 특별수사팀에서 배제돼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정원 사건으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찍어내던 때와 비슷한 국면이라는 것이 야권의 시각이다.
 
이에 21일 열리고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국정감사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 팀장은 여주지청장 자격으로 국감에 출석했다.
 
윤 팀장은 이날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을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윤 팀장이 보고라인을 무시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뒤짚는 증언이다.
 
윤 팀장은 거듭 공소장 변경 신청을 조 지검장에게 보고했다며 "전혀 하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원 사건에서 지검장님을 모시고 사건을 계속 끌고 나가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해 속내를 짐작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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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