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에 대한 법원의 기업회생절차가 6일 개시되면서 회생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쌍용차의 회생여부는 회사 종업원들의 생계는 물론 다수 협력업체의 존폐까지 결정하는 사안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물론 국내 경기, 전반적 사회분위기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다.
쌍용차의 기업가치가 높아져서 회생에 성공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상황은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쌍용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내수 3만9165대와 수출 5만3500대 등 총 9만2665대를 팔아 2007년보다 실적이 29.6% 감소했다. 이어 올해 1월에는 내수 1149대, 수출(CKD 포함) 495대 등 총 1644대를 판매해 전체 판매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82.0%나 줄었다.
때문에 쌍용차로서는 일단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로 꼽히고 있다. 한달 판매량 1만대를 넘기고 미래 비전을 확고히 해야 채권단에 믿음을 줄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 역시 쌍용차의 미래에 대해 안심하고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강도높은 구조조정도 필요하다. 경영진과 대주주, 노동조합의 화합 역시 강조되고 있다.
■법정관리인은 어떤 사람
쌍용차의 법정관리인으로는 박영태 쌍용차 상무와 이유일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내정됐다.
박 관리인이 올 봄에 돌아올 1000억원대의 채무상환과 기업구조조정을 맡고, 이 관리인이 자동차영업, 해외마케팅 등을 총괄하는 구도로 평가되고 있다.
이유일 관리인은 1969년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8년까지 30년간 현대차에 재직하며 국내 자동차 산업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그는 인사와 총무, 수출, 기획, 제품개발, 해외영업 등 자동차 산업에 관한 각종 업무를 두루 거쳤지만 특히 해외영업에 강점이 있다.
현대차에서 미국 법인 사장, 해외부문사장, 마케팅본부장을 역임했다.
박영태 관리인은 1982년 중앙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부터 20여년간 쌍용차에서 근무해 온 ‘쌍용맨’이다. 재무회계팀장 및 IT 기획팀장, 재경담당 상무보 등을 거쳤으며, 상무 승진후로는 기획재무 부본부장을 맡아 왔다.
■향후 구조조정의 향배는
쌍용차는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대략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희망 퇴직 시행 ▲순환 휴직을 통한 평균임금 50% 축소 지급 ▲향후 2년간 임금삭감 등에 대해 노조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쌍용차는 비용절감과 조직슬림화를 위해 인력 감원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악화된 시장상황과 불안한 채권단을 진정시키기 위해 구조조정을 통한 분위기전환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노사합의로 구조조정에 성공한다면 분위기는 일거에 뒤짚힐 수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에 실패할 경우 쌍용차의 미래는 또다시 미궁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상하이차 역할 절대적
쌍용차의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차의 협력도 쌍용차회생과 괘를 같이 한다. 쌍용차의 회생을 위해서는 해외수출이 활기를 띄어야 하는데 이 경우 상하이차의 도움이 절대적이라는 분석에서다.
특히 한국 법원이 최대주주인 상하이차를 배제했다는 이미지가 중국에 전달될 경우 현지 소비자들의 반감이 거세지고 이는 현지판매량에도 직접영향을 주게 된다.
이에 따라 법정관리인들이 중국 상하이차 측과도 긴밀한 협조 체제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쌍용차 운명을 쥔 신차 C200
쌍용차는 올해 9월 출시 예정인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C200(프로젝트명)에 회사의 명운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이 차량은 기존의 프레임 방식이 아닌 모노 코크 방식을 채택해 연비와 경제성을 높였다. 또한 디자인 역시 기존의 직선적이고 남성적인 중후 장대한 모습에서 벗어나 유려하고 도시적인 라인을 살렸다.
쌍용차내부에서는 C200이 한달에 3000대 이상으로 팔려준다면 회사는 회생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C200의 성패에 쌍용차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C200이 실패한다면 자력회생의 길은 멀어지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인수합병 가능한가
쌍용차가 구조조정에 성공하고 신차인 C200의 시장반응이 좋다면 제3자매각이 현실화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며 선뜻 나서는 주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삼성의 쌍용차 인수 역시 현재로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채무가 많아 재무적인 부담이 높고, 제품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이 약하며, 인건비 부담이 높아 영업이익률이 낮기 때문이다. 또한 강성노조도 인수합병을 막는 큰 요인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쌍용차는 인수합병을 기대하기보다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 신차 경쟁력 제고, 재무건전성 강화 등을 통해 자생력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