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갑 애플, 한국 개발자를 ‘들었다, 놨다’

입력 : 2013-10-22 오후 6:39:47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최근 몇 일간 아이폰 개발자 사이에서 화두가 됐던 애플 앱스토어 정책변경 논란이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그 어떤 입장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혼란이 가중됐다는 평가다. 
 
22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한국 개발자를 대상으로 사업자 등록번호와 통신판매업 등록번호를 요구했으나 다시금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정책변경이 현실화 된다면 기존 수익활동을 하고 있는 개발사 외 개인개발자들도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각종 세금과 통신판매업 면허세를 납부해야 된다. 
 
이에 다수 개발자들은 정식으로 수익활동을 하는 법인이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학습이나 취미를 목적으로 어플을 내놓는 개발자도 또한 그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 배경을 두고 현재 업계에서는 여전히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태다.
 
첫 번째는 기획재정부가 ‘앱마켓’ 운영업체들이 부가세 납부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여러 가지 대책을 모색했고, 관련 사실을 알게 된 애플이 그 부담을 개발자들에게 떠넘겼다는 설이다.
 
또 다른 하나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국내 통신판매중개를 의뢰한 사업자인 경우 각종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애플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아 이제야 수정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 또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해당 부처인 기재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정책 변경을 종용하지 않았으며, 사안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공은 애플에 넘어갔다.
 
하지만 애플은 “현재로서는 확인된 게 없어 말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전통보 없이 정책을 변경하고, 몇 일이 지난 지금까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시장과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우습게 보는 행위”라는 입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애플의 ‘한국 무시하기’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2010년 아이폰 보급이 막 이뤄질 때 사후처리 문제를 놓고 논란이 됐지만 지금까지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개발자는 “애플은 한국을 작고 별 의미가 없는 시장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며 “이번 사태에서도 결국 국내 개발자에 대한 배려가 없이 자기중심주의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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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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